[은둔형외톨이, 이제 답을 찾을 시간] 고립에서 자립으로

2025-02-06     김세영 기자

은둔형외톨이에 대한 진단은 끝났다. 이제 문제 해결을 위한 답을 찾을 시간이다. 개념조차 정의되지 않는, 유령처럼 취급되던 이들을 집 밖으로 이끌기 위한 사회적 관심이 큰 데 대전지역 사회적 고립 청중장년 규모만 1000여 명, 특히 1인 가구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대전은 누구보다 은둔형외톨이 예방을 위해 주력해야 할 막대한 의무감을 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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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은둔형 외톨이 안전망, 자립 견인차 기대한다

개념조차 정의되지 않은 유령들 
대전 사회적 고립 청중장년 1000여 명 
매년 사회경제적비용 약 230억 손실 추산 
사회적 연결고리 취약 1인가구 대전 1위 
은둔형외톨이 이행 막는 안전망 필요

6일 대전시 사회조사 통계에 따르면 대전 사회적 고립 청·중장년 규모는 2023년 기준 1087명(청중장년 대비 0.1%)이다. 아직 은둔형외톨이에 대한 법적 개념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집 등 제한된 공간에서 6개월 이상 사회적 고립 생활을 하는 사람을 칭한다. 코로나19 이후 경제적 불안정성과 경쟁 심화, 가족 내 갈등 그리고 사회적 연결망 약화 등으로 은둔형외톨이가 양적으로 증가하면서 사회적 관심도 높아졌다.

은둔형외톨이의 양적 규모만 놓고보면 큰 위협으로 다가오진 않지만 이에 따른 문제들을 사회적 비용으로 환산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고독사 등 다양한 문제를 유발하고 국방이나 납세, 근로, 결혼, 출산 등 사회시스템의 지속가능성을 약화시킨다는 점에서다. 통계청 사회조사 통계를 보면 고립청년 34만 명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약 7조 5000억 원에 이른다. 1인당 매년 약 2205만 원, 대전에서만 매년 239억 원 상당의 사회적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대전은 전국에서 1인 가구 비중이 가장 높은 도시라 위험성이 적잖다. 대전시사회서비스원이 발표한 1인 가구 생활 실태 분석 연구에 따르면 대전 1인 가구 비율은 2019년 33.7%에서 2023년 39.4%로 증가했다. 2023년 기준 전국 35.5%보다 3.9%p 높다. 이는 한 자치구만의 문제가 아닌 5개 자치구에서 나타나는 공통 특성이다. 구체적으로 동구(43.8%)가 성별·연령을 포괄해 1인 가구 비율이 가장 높고 서구(39.3%)와 유성구(39.4%)는 청년 1인 가구, 중구·대덕구(36.9%)는 중·노년의 1인 가구가 많다.

다인 가구에서도 은둔형외톨이가 생기고 있어 1인 가구 증가가 은둔형외톨이 발생에 직결됐다고 확언할 순 없지만 떼놓고 볼 수도 없다. 사회적 연결고리가 취약한 1인 가구가 다인 가구보다 삶의 만족도, 건강, 사회적 관계 등에서 더 취약할 수밖에 없어서다. 실제 1인 가구의 심리적 고통이 다인 가구에 비해 더 많이 보고되고 있다. 해당 연구에서 1인 가구(9.25%)의 자살 충동이 다인 가구(3.21%)보다 약 3배 높았다. 주된 이유는 외로움과 고독이 42.3%로 약 절반을 차지했다. 1인 가구의 사회적 고립 심화는 고독사로도 이어지기 때문에 은둔형외톨이 발생 예방은 필수적 과제다. 대전의 경우 2018년 95명, 2019년 113명, 2020년 120명, 2021년 128명, 2022년에는 141명으로 매년 고독사 사망자가 늘었다. 예외적으로 2023년에는 104명으로 줄었는데 그 이유로 동년에 시행된 고독사 예방 및 사회적 고립가구 지원 조례 제정과 실태조사, 정책적 지원이 꼽힌다. 지자체 지원이 지속, 확대돼야 하는 까닭이다.

김세영 기자 ksy@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