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죽음, 초주검' 바른말을 고르시오

2012-12-11     윤성국

‘며칠 동안 밤을 새우며 감사 받느라 초죽음이 되었다.’ ‘나 더 이상 잡지마라. 오늘도 늦게 들어가면 아버지에게 바로 초죽음이야.’

무척 피곤해 죽기 직전이거나 열심히 운동하거나 싸우다가 맞아 쓰러질 정도의 몸 상태가 되면 흔히 하는 말이 ‘초죽음’이다. 많이 사용지만 이때 사용하는 ‘초죽음’은 ‘초주검’의 잘못된 말이다.

‘초주검(初주검)’은 명사로서, ‘두들겨 맞거나 병이 깊어서 거의 다 죽게 된 상태. 또는 피곤에 지쳐서 꼼짝을 할 수 없게 된 상태.’를 말한다. 여기서 ‘초(初)’는 ‘어떤 기간의 처음이나 초기’를 뜻하고, ‘주검’은 ‘죽은 사람의 몸’을 뜻한다. 따라서 의미 그대로 보면 ‘초기 죽은 사람의 몸, 초기의 사체.’ 등으로 풀이될 수 있다. 그러나 접두사 ‘초(初)’가 붙은 사회에서 두루 쓰이는 말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막 죽기 직전의 상태, 거의 주검과 다를 바 없는 상태’라는 다소 과장된 표현으로 굳어진 듯하다.

‘하루 종일 선거 운동 하느라 초주검이 됐다, 그는 늦은 밤 초주검이 돼서 집에 돌아왔다, 밤 새 술을 마셨더니 오늘은 초주검 상태로 하루 종일 누워 있었다.’ 등으로 사용하면 된다.

연말연시 이런 저런 술자리가 많이 발생한다. 그러나 아무리 의미 있고, 의미를 부여하는 자리라 하더라도 다음날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초주검’이 돼서는 곤란하다. 건강이 ‘초주검’이면 맡은 업무도 ‘초주검’처럼 변해버려 낭패를 당할 수 있다.

<본사 상무/충남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