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 성취평가제 도입과 고등학교 1학년
조동우 대전성모여고 교사
다음 주가 되면 전국 고등학교는 새 학기를 맞이하게 된다. 특히, 1학년은 2~3학년과 달리 2022 개정 교육과정 적용 학년이어서 예비 고1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어떤 교육과정의 특징이 있는지를 꼼꼼하게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그중 가장 중요한 내용은 성취평가제 실시이다.
성취평가제는 교과목별 성취기준에 학습자가 어느 정도로 도달했는지를 파악해 그 성취 수준을 평가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각급 학교에서는 이미 성취평가제의 실시에 대비해 교과목별 성취 수준과 기준을 개발하고 그 특성의 진술문을 만들어 교수 학습 및 평가에 활용해왔다. 하지만, 올해 고등학교에서 1학년은 다른 학년과 달리 본격적인 적용을 받게 된다. 때문에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요령에도 고등학교 1학년은 고등학교 2~3학년과 달리 내용적으로 별도의 구분이 되어 있다. 일선 학교의 선생님들이 성취평가제 도입에 대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특히 고1을 맡게 되는 선생님들이 교수 학습 지도안 및 평가 방식 개발에 많은 공을 들이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때에 성취평가제에서 가장 중요한 특징들을 파악하여 신학기를 맞이하는 것이 갖는 의미는 실로 적지 않다 하겠다.
우선 성취기준, 성취 수준 등의 용어를 살펴보도록 하자. 국가 교육과정 정보 센터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각 교과별 교육과정 원문 및 해설서 안내 페이지를 찾아볼 수 있다. 여기서는 각 교과 교육과정 각론을 설명하고 있는데 이 중 각 교과목에서 학생들이 학습하기를 기대하는 지식, 이해, 과정, 기능, 가치, 태도 등의 능력을 진술한 내용을 성취기준이라고 부른다. 특히, 이 성취기준을 국가 교육과정 정보 센터에서는 학습자가 궁극적으로 할 수 있거나 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도달점이라고 칭한다.
그 도달점에 다다른 정도를 5개 또는 3개로 구분한 후, 각 수준에 위치한 학생들이 무엇을 알고 있는지를 기술한 내용이 바로 성취 수준이 된다. 고1의 경우 5단계 구분이 기본이며 과학탐구실험 및 체육, 예술 교과는 3단계 구분이 된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5단계 구분의 경우 성취도는 A-B-C-D-E로 나뉘고, 석차등급은 1등급에서 5등급까지로 구분되는 것이다.
또한, 이번 교육과정부터는 최소 성취 수준 보장지도를 반드시 교수 학습 및 평가 계획에 반영하도록 하고 있는데 기존의 성취율이 0에서 60퍼센트까지가 모두 성취도 마지막인 E를 부여받은 것에 비해 개정 교육과정의 적용을 받는 고1은 성취율 40 이상 60미만까지만 E를 부여받을 수 있고, E를 부여받지 못한 학생은 해당 과목을 이수할 수 없다. 따라서 성취율 40퍼센트 미도달자에 대한 최소 성취 수준 보장지도 계획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다양한 이유로 나타나게 된 학습 결손으로 인해 최소 성취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은 학교에서 실시하는 예방지도와 보충지도에 충실히 임해야 하는 것이다.
석차등급의 경우에도 기존 9등급 제도가 5등급 제도로 변경되면서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뿐 아니라 학생들, 학부모들의 고민이 깊어지게 되었다. 원점수에 따라 성취도는 A이지만 석차등급은 낮은 경우도 나타날 수 있어 흔히 말하는 변별력의 문제가 발생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성취도 분포 비율이 정규분포와 얼마나 가까운지에 대한 고민 역시 다양하게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본래 신학기는 일 년 중 가장 바쁘고, 신입생인 고1의 경우 학교에 적응하기도 힘든데 새로운 교육과정의 입장을 충실히 받아들여 학습에 반영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러나 멀게는 수년 전부터 관련 고민을 이어오고 있는 일선 학교 선생님들과 함께 교육과정 정보와 해설을 활용해 충실히 접근해 간다면 앞으로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기본 바탕을 마련하는데 큰 어려움은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