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이이김김] “가족 여행지 추천해줘!”...AI로 가본 당일치기

2025-03-09     김동은 기자

여행 계획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단순한 휴식처, 사람 많은 관광 명소가 아니라 아이들에게 새로운 풍경과 다양한 체험의 기회를 선사할 수 있는 맞춤 여행지를 찾기란 더더욱 어려움이 많다. 어른들만의 여행지와는 달리 어린 아이들과의 여행은 특별히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많아서다. 원하는 여행지를 찾고, 일정 짜고, 예약까지…, 설렘을 안고 여행 계획을 세우다 보면 오히려 넘쳐나는 정보로 인해 막막함을 느낀다. 그러다 ‘다음에 가자’하고 미루기 일쑤다. 그래도 근교라도 가봐야지 하면서 휴대폰을 열고 네이버 검색창에 대전 근교 여행으로 검색하면 가볼만 한 곳 ‘아이와 함께’ 라는 키워드에 90% 이상이 키즈카페, 실내놀이터, 동물원, 도서관들로만 빼곡하다. 날씨 좋은 주말 매번 놀이터나 동물원, 키즈카페 가는 건 지겹기도 하다. 그래서 이번엔 네이버판 챗GPT인 대화형 인공지능(AI) ‘클로바X’를 활용해 무계획 당일치기 여행을 가보기로 했다.

질문마다 막힘없이 ‘척척’ 
빠르고 명료한 정보 제공
즉흥적으로 떠나본 여행
“수고 덜고 만족감 좋아”

“대전 출발 아이와 당일치기 충청도 여행 추천해줘”

클로바X에게 던진 첫 질문이다. 클로바X는 무서운 속도로 여행지를 추천했다. 태안 안면도부터 제천 청풍문화재단지까지 총 10곳. 구체적인 여행지 설명까지 이미 여행을 다녀온 느낌이다. 추천해준 여행지가 너무 많아 다시 10곳의 여행지 중 가장 가까운 곳은 어디인지 되물었다. 그러자 백제문화단지(충남 부여)를 골라줬다. 여행지가 바로 정해졌다. “그럼 백제문화단지는 어떻게 가?” 척척박사가 따로 없다. 자가용, 대중교통, 셔틀버스 이동수단 방법과 주소, 요금 등에 대한 정보가 좌르륵 나온다.

백제문화단지로 가기 위해 클로바X가 알려준 주소를 내비에 입력하고 출발했다. 45분을 달려 목적지에 도착했다. 충남 부여 여행지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클로바X 덕분에 첫발을 들이게 되는 순간이었다. 클로바X가 설명해준 것처럼 백제문화단지는 다양한 볼거리와 백제의 역사,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역사테마파크로 영화·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먼저 매표소에서 입장티켓을 끊고 역사문화관부터 관람을 시작했다. 사실적인 백제시대 삶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모습들이 흥미로웠다. 천천히 관람한 뒤 백제문화단지의 정문을 지나 광활한 광장이 펼쳐진 곳에 서 있으니 마치 백제시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온 느낌이다. 아이들과 연날리기, 비눗방울 등 체험과 탈거리, 관람코스까지 알찬 여행지다. 약 100만 평 규모로 전부 다 둘러보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다.

이제 늦은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클로바X가 소개해준 한식집을 찾았다. 클로바X는 한식, 한우, 막국수, 복과 아구를 파는 4곳의 식당을 소개했는데 아이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은 역시 한식집이다. 인기메뉴와 맛 평가까지 알려준 덕에 선택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오후엔 한곳을 더 가기로 했다. 목적지는 클로바X가 선별해준 부여 궁남지다. 질문이 끝나기 무섭게 궁남지에 대해 상세하게 답변을 내놓았다. 궁남지는 백제 시대에 만들어진 연못으로 해가 저물면 호수 주변을 밝히는 야경을 바라보며 여유롭게 산책하기 좋은 곳이기도 하다.

어느덧 돌아갈 시간. 여행지마다 아이가 남긴 한 마디 말이 생각이 난다. “여기 엄청 재미있다.”, “야광(경) 이쁘다.”, “당일치기지만 여행 계획 수고 덜었네.”라고 덧붙인 아내의 한마디까지. 클로바X를 활용한 여행은 대만족이었다. 예상외로 쉽고 간편했다. 원하는 정보를 찾는데 대체로 정확한 정보를 제공했다. 추천 장소가 중복되는 경우가 있지만 오늘 하루 내가 느낀바 ‘AI 챗봇, 적극 활용해 볼만하다’이다. 대화하듯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또 다른 질문들이 계속 떠오른다는 점도 장점으로 보인다. 여행 계획부터 막막했다면 한 번쯤은 AI 챗봇을 켜고 즐거운 여행을 떠나 보는건 어떨까.

김동은 기자 yarijjang@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