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재보선] 부정선거 프레임, 단일화에 당락 갈라
아산시장·대전시의원 제2유성구 재보선 사전투표 변수 작용 충남도의원 당진시 2선거구는 진보진영 표 양분으로 보수 승리
충청권의 4·2 재보궐선거는 더불어민주당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민주당이 충남 아산시장과 대전시의원(유성2)을 가져갔고 국민의힘은 충남도의원(당진2)을 수성했다. 다만 전국적 결과를 보면 교육감선거와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크게 앞선 민주당의 승리로 귀결됐다.
당선과 낙선을 가른 요소는 보수 후보의 낮은 사전투표 득표율이었고 진보 후보 간 단일화 실패 역시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충청지역에서 치러진 충남 아산시장 재선거에서 민주당 오세현 후보가 11만 5399표 중 6만 6034표를 득표하며 당선됐다. 아산시장 재선거에서 당선과 낙선을 가른 중요한 요소는 사전투표였다. 오 당선인은 사전투표에서 30.6%인 2만 190표를 얻었다. 반면 국민의힘 전만권 후보는 21.1%인 9686표에 그쳤다. 나머지 후보 역시 사전투표에서 많은 득표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처럼 보수 후보들의 사전투표 득표율이 낮았던 이유로 극우를 중심으로 확산한 ‘사전투표=부정선거’ 프레임이 지목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일 계엄령 선포 배경을 설명하면서 “부정선거에 대한 의혹을 풀어야 한다”고 했고 국민의힘 일각에서도 사전투표로 인해 투표 결과가 오염된다는 의심을 지속적으로 냈다. 결국 보수 지지층의 재·보궐선거 사전투표를 끌어내지 못했고 패배로 이어졌단 것이다.
유성구 제2선거구 보궐선거 역시 사전투표가 희비를 갈랐다. 민주당 방진영 당선인이 총 1만 7068표 중 8000표를 얻어 당선됐는데 사전투표에서 전체 득표 중 32.1%인 2564표를 얻었다. 6847표를 얻은 국민의힘 강형석 후보는 불과 821표를 사전투표에서 얻는 데 그쳤다. 유성구 제2선거구는 이제까지 민주당 강세였던 점을 감안하면 강 후보는 나름 선방한 것인데 사전투표에서 지지층의 결집을 더 끌어냈으면 결과는 달라졌을지도 모른다는 의견이 나온다.
충남도의원 당진시 제2선거구는 단일화가 변수로 작용했다. 전제 1만 2921표 중 국민의힘 이해선 당선인이 6148표를 얻으며 당선의 기쁨을 누렸고 진보 후보인 민주당 구본현 후보는 5996표를, 진보당 오윤희 후보는 720표를 각각 얻었다. 진보 성향인 구 후보와 오 후보가 단일화를 이뤘다면 이 당선인을 넘어선 표를 얻을 수 있었지만 두 후보는 완주를 이어가며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사전투표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지지층의 결집을 이끌려던 국민의힘의 부정선거 프레임이 스스로 발목을 잡았다. 단일화 여부 역시 큰 변수였고 단일화를 추진하지 않은 후보는 나름 아쉬움을 토로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