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공간’ 대덕구 새 청사 착공

1598억 투입…2027년 완공목표 전시·강당 등 복합문화 공간 변모 도시 구조 재편·공간적 흐름 전환

2025-05-07     이준섭 기자
▲ 2027년 완공되는 새 대덕구청사 조감도. 대덕구 제공

대전 대덕구가 8일 연축동 새 청사 착공의 첫 삽을 뜬다. 단순한 건물 신축이 아닌 지역균형발전과 생활 기반 복합 공간으로의 대전환을 예고하는 상징적인 출발이다.

총면적 4만 8810㎡, 사업비 1598억 원이 투입되는 새 청사 건립 사업은 구 단일 사업 중 최대 규모로 그 자체가 구의 역점 과제이자 미래 비전을 상징하는 프로젝트다. 건물은 지하 2층, 지상 9층 규모로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본청과 대덕구의회, 대덕구보건소 등 행정의 핵심 기능이 모두 이곳에 집약된다. 구 관계자는 “다른 구와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구 역사상 가장 큰 금액의 사업임은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새 청사는 단순한 민원 처리 공간을 넘어서도록 기획됐다. 공연장과 전시공간 도입이 검토되고 있는 것이 그렇다. 구에 따르면 미술관이나 전문 공연시설 수준은 아니지만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큰 강당과 1층 일부 공간의 소규모 전시존을 설치할 예정이다. 이는 행정 공간의 경계를 허물고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드나들 수 있는 열린 청사로의 변화를 의도한 것이다. 대전시청에 조성된 전시 공간과 유사한 구조다.

이와 함께 구는 새 청사를 주민 누구나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일상 속에서 문화와 소통이 이뤄질 수 있는 지역 커뮤니티 거점으로 기능하게 하겠다는 복안이다. 단지 행정 편의뿐만 아니라 문화 향유, 지역 공동체 회복이라는 가치도 함께 실현하는 공간으로 청사를 재구상하고 있다.

무엇보다 새 청사는 연축지구 개발과 맞물려 도시공간 축의 중심이 이동하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현재의 청사가 중리동에 위치한 반면, 새 청사는 동북부 연축지구에 자리 잡는다. 구 전체의 동·서 공간 불균형 해소 및 도시 확장 중심지 전환 전략과 맞닿아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단지 건물을 옮기는 것뿐만 아니라 도시 구조의 재편, 공간적 흐름의 전환이라는 측면에서 새 청사 착공은 전략적 의미를 가진다. 새 청사가 들어서면 연축지구 개발과 맞물려 향후 타 기관 이전이나 생활 기반 시설 배치 등과도 자연스럽게 연계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구는 새 청사 설계 과정에 주민 의견도 반영했다. 구는 설계 당시 공청회를 통해 지역 주민의 의견을 수렴했고 가능한 부분은 설계에 포함했다. 시민 참여형 청사라는 방향성을 제도적으로 담아내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여기에다 그간 청사 내 협소한 부지와 주변 여건 탓에 상시적인 주차난에 시달려 왔던 구는 새 청사에 633면의 주차공간을 확보했다. 예산과 부지 제약 속에서도 가능한 한 넓게 확보하기 위해 설계 단계부터 신경을 기울였다는 게 구의 설명이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