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거점도시, 호남?…충청패싱 우려
이재명, 호남 유세서만 ‘AI 중심도시’ 재강조 ‘기술개발-대전’, ‘데이터·적용도시-호남’ 이원화 아니었나
<속보>=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AI 거점도시’ 공약이 대전에서 호남으로 중심축이 옮겨가는 듯한 미묘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대전 유세에선 재언급이 없었으나 광주 유세에선 ‘AI 중심도시’로 만들겠다는 재발언이 나왔다. <본보 5월 13일자 5면 보도>
지난 13일 대선 유세에서 이 후보는 “여러분에게 대한민국의 행정수도, 과학기술 중심도시를 선물로 드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대했던 ‘대전 AI 거점도시’ 공약은 다시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충청권 경선이 있던 지난달 17일엔 ”대전 대덕연구특구는 인공지능(AI)과 우주산업 중심지로 키우겠다”며 ‘AI 거점도시’ 건설을 공약한 바 있다.
이 후보는 AI 예산을 선진국을 넘어서는 수준까지 증액해 'AI 투자 100조 원 시대’, ‘AI 세계 3대 강국’을 이끌겠다고 천명해왔다. 지난 20대 대선 레이스 때부터 펼쳐온 확장형 AI 공약이다. 다만, 지난달 24일 호남 경선을 앞두고 “광주는 국가 AI데이터센터에 이어 고성능 반도체를 집적한 국가AI컴퓨팅센터까지 확충해 AI 선도도시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듯, ‘기술개발은 대전’, ‘데이터와 적용도시는 광주’로 이원화되는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대전 유세에서는 ‘대전 AI 거점도시’ 공약이 재언급되지 않은 반면, 지난 17일 광주 유세에선 “제가 광주를 인공지능 중심도시로 확실하게 지원해 대한민국 최고의 인공지능 도시로 만들겠다”고 다시 밝혔다. 대덕특구 관계자는 “과학계는 기술개발과 데이터를 두 도시로 분할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AI 산업과 데이터센터가 가까워야 AI모델 학습과 추론을 위한 대규모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흘러가는 모양새가 광주가 데이터센터만이 아닌 AI 중심도시로 건설되는 듯한 이 후보의 발언과 중앙언론의 보도가 뒤따르고 있다. 아예 대전 AI 거점도시 건설은 지워지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선거 관계자들의 대선 공약 블로그들을 살펴보면 변화가 감지된다. 충청권 경선 일정 때는 등장했던 ‘대전 AI·우주산업도시’ 공약 대신‘AI·로봇 플랫폼 지원 조성’ 등의 격하된 정책이나 구체적 계획이 빠진‘대덕연구특구에 글로벌 과학기술 혁신클러스터’ 또는 ‘세종에 대통령 집무실·국회세종의사당 완성’ 등의 공약으로 채워지고 있다. 대덕특구 관계자는 “설마 대전을 배제하겠나. 대전은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국가연구기관과 최고의 AI 선도대학 카이스트, AI 실증기업이 포진돼 있다. 이보다 더 완벽한 AI 도시가 없다”며 “다만 AI 공약이 충청권 경선 중에만 언급된 뒤 실종되고 AI 중심도시로 호남만 부각되는 작금의 기류는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AI는 대한민국와 충청권을 먹여 살릴 백년대계인 만큼 지역민들이 이 문제에 더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했다.
정은한 기자 padaeuk@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