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연, 정밀 유전자 편집 효율 3배 높였다

2025-05-25     이재영 기자
▲ (왼쪽부터)

한국화학연구원은 남혜진 박사팀이 서울대학교(총장 유홍림) 의과대학 조동현·배상수 교수팀과 공동으로, 다양한 자가포식 유도 방법(영양결핍, 약물처리)을 통해 정밀한 ‘상동 재조합(HR, Homologous Recombination)’ 기반의 유전자 교정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팀은 ‘자가포식’, 즉 세포가 손상된 성분을 제거·재활용하는 과정이 HR 기반의 유전자 교정 효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굶주린 세포는 자가포식 과정 중 DNA 손상 복구에 영향을 미치는 단백질을 분비하는데, 연구팀은 이를 적절히 유도해 HR 효율을 높인 것이다.

실험 결과, 자가포식이 유도된 세포에서는 HR 편집 효율이 1.4~3.1배 높아졌고, 삽입할 DNA의 크기나 타깃 유전자 발현 수준에 상관없이 일관된 성능 향상이 나타났다. 반대로 자가포식 결핍 세포에서는 정밀 유전자 편집 효율이 높아지지 않았다. 이는 세포가 HR 방식, 즉 원하는 대로 DNA를 정확하게 복구할 때 자가포식 기능이 필수적이었다는 의미다.

특히 연구팀은 이번 기술이 세포 수준을 넘어서도 유효한지 검증하기 위해 생쥐의 망막 색소 상피 조직에 생체 실험을 진행했다. Cas9 유전자 가위와 형광 단백질 유전자를 담은 DNA를 생쥐의 망막 아래층에 주사로 주입하고, 동시에 mTOR 억제제(자가포식 유도제)를 안구 내 투여한 결과, 유전자 교정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강한 형광 신호가 확인됐다. 이를 통해 자가포식 유도가 생체 환경에서도 HR 기반 정밀 유전자 편집을 촉진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입증됐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영국 원장은 “정밀 치료시대를 여는 데 필수적인 유전자 편집 기술의 안정성과 효율을 동시에 확보한 성과”라며 “향후 희귀 유전 질환 치료에 널리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재영 기자 now@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