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하수 속 마약류 성분 4년 연속 감소

외국인 밀집지역 필로폰 사용추정량 전국 대비 141%

2025-06-12     박동규 기자
사진 =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전국 생활하수 속 마약 잔류량이 4년 연속 감소했다. 그러나 외국인 밀집지역에서는 필로폰 사용추정량이 전국 평균의 141%에 달해 숙제로 남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 주요 하수처리장의 시료를 채취·분석한 ‘불법 마약류 사용 실태조사’결과 메트암페타민(필로폰)과 코카인 등 주요 불법 마약류의 합계 사용추정량이 감소 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주요 불법 마약류의 1000명당 하루 평균 합계 사용추정량은 2020년 31.27㎎에서 2021년 30.57㎎, 2022년 23.85㎎, 2023년 20.30㎎, 지난해 15.89㎎으로 4년 연속 감소했다. 4년 만에 49.2% 줄어든 것이다. 특히 필로폰은 지난해 사용추정량이 9.86㎎으로 2020년 24.16㎎에 비해 59% 감소했다. 이는 2023년 2667㎎이었던 미국 등 외국과 비교할 때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다만 필로폰은 매년 조사된 모든 하수처리장(34개)에서 검출됐다. MDMA(엑스터시) 사용추정량은 2022년 2.58㎎을 기록한 이후 2년 연속 감소하며 지난해 0.62㎎으로 줄었다. 코카인 사용추정량도 지난해 1.23㎎으로 전년 1.43㎎보다 줄어들며 감소세로 전환했다.

지역별로는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인천과 경기 시화에서 필로폰이 상대적으로 많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추가 조사한 외국인 밀집지역(외국인 비율 6% 이상·외국인 근로자 500명 이상 지역) 12개 하수처리장의 필로폰 사용추정량은 전국 평균 대비 약 141% 수준이었으며 이는 외국인 마약 사범 증가 경향과 일치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외국인 마약 사범은 2022년 2573명에서 2023년 3151명, 지난해 3232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정부는 올해 경찰청·대검찰청 등으로 구성된 범정부 합동단속반을 운영, 외국인 밀집 시설 등에 대한 집중 단속을 펼쳐 외국인을 통한 불법 마약 사용 확산을 막을 방침이다.

식약처는 지난 5년간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올해 하수역학 조사사업을 광범위하고 정교하게 추적하기 위한 ‘우리동네 하수 감시망’ 사업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분석 대상 성분을 지난해 불법 마약류 15종에서 의료용 및 신종 마약류를 포함한 200여 종으로 대폭 확대하고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유입 여부, 사용 추세 변화 분석, 임시마약류로 지정되지 않은 물질에 대한 신속한 조치 등 적극적으로 대응한다. 유동 인구가 많은 도시는 배수 분구 중 10개 이상 지점에서 추가로 채수한다. 마약 성분이 검출되는 경우 관련 건물 정화조 등에서 추가로 채수해 추적성을 높일 예정이다.

박동규 기자 admin@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