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머스크 신당 창당에 “터무니없다”… “혼란만 더할 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신당 창당 선언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시간) 뉴저지주 모리스타운에서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나는 제3정당을 창당하는 것은 터무니없다고 생각한다”며 “제3정당 창당은 단지 혼란을 더할 뿐이다. 그가 그걸로 즐거움을 느낄 수야 있겠지만, 나는 터무니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머스크는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아메리카당’ 창당을 선언했다. 그는 내년 11월 미국 연방 상·하원의원 선거에서 10~13석 확보를 목표로 하겠다고 밝히며, 논란이 될 수 있는 법안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미국의 양당제 구조상 머스크의 정치 실험이 성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는 후보가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 일정 수 이상의 서명을 받아야 하며, 주마다 요구 조건이 다르다. 이 과정에서 법적 분쟁에 직면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공화당, 민주당, 그리고 머스크가 이끄는 아메리카당이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경우, 보수 성향의 표가 분산되며 공화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현재 미국은 대통령직과 상·하원을 공화당이 차지하고 있는 ‘트리플 레드(Triple Red)’ 구조지만, 의석 수 차이는 크지 않다. 상원(100석)은 공화당이 53석, 민주당이 47석이며, 하원(435석)은 공화당 220석, 민주당 212석, 공석 3석이다. 아메리카당이 이 구도에 조금의 균열만 줘도 판세가 달라질 수 있다.
세계적인 부호 중 한 명인 머스크는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포함한 공화당 후보들에게 약 2억8000만 달러(한화 약 2730억원)를 기부한 주요 후원자였으나, 트럼프가 내세운 감세 정책 연장안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 이후 갈등이 드러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