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추방 냄새를 사랑한다”… 트럼프 발언에 민주당 강력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화 ‘지옥의 묵시록’의 장면과 대사를 활용해 시카고에 군 병력을 투입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민주당 소속 일리노이 주지사와 시카고 시장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에 ‘치포칼립스 나우(Chipocalypse Now)’라는 제목의 이미지를 게시했다. 이는 영화 ‘지옥의 묵시록’(Apocalypse Now)과 ‘시카고’(Chicago)를 결합한 표현으로 해석된다.

게시물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영화 속 명대사를 인용해 “나는 아침의 추방 냄새를 사랑한다”고 적었으며, 이어 “시카고는 왜 그것이 전쟁부(department of WAR)라고 불리는지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루 전인 5일, 국방부 명칭을 ‘전쟁부’로 바꾸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국방부는 웹사이트 등 공식 채널에서 부서 명칭을 변경해 표기했다.

게시물에 포함된 이미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군복 차림으로 선글라스와 기병대 모자를 쓴 채, 시카고 도심과 미시간호를 배경으로 군용 헬기를 바라보는 모습이다. 이는 영화 ‘지옥의 묵시록’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장면으로, 당시 영화에서는 윌리엄 킬고어 대령이 해변에서 헬기 공격을 지시한 후 “나는 아침의 네이팜탄 냄새를 사랑한다”는 대사를 남긴다.

이러한 게시물에 대해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국 대통령이 미국 도시와 전쟁을 벌이겠다고 위협하고 있다”며 “이것은 농담이 아니다. 이것은 정상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는 실력자(strongman)가 아니라 겁에 질린 자다”며 “일리노이주는 독재자가 되려는 이에게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도 “대통령의 위협은 우리나라의 명예를 떨어뜨리는 일이다”라며 “그러나 현실은 그가 우리 도시를 점령하고 헌법을 파괴하려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로부터 서로를 보호하고 시카고를 보호함으로써 우리의 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확산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기자들과 만나 “전쟁을 하려는 게 아니다. 우리 도시를 정화하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그는 민주당 소속 주지사와 시장이 이끄는 시카고에 주방위군을 투입해 이민자 단속과 범죄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시카고는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이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프리츠커 주지사와 존슨 시장 모두 민주당 소속이며, 프리츠커 주지사는 차기 대선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