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1000스닥…상장中企 “명암 갈린다”
美 금리 인하 예고에 ‘코스닥, 자금·장기투자↑’ 李대통령 "코스닥 정상화”…부실기업 퇴출
코스피가 역대 최고점을 연일 경신하는 가운데 이제는 ‘1000스닥’ 띄우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발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국내로 확산되면 자금 유동성이 커지는 데다가 이재명 대통령이 코스닥 정상화까지 지시해서다. ‘Buy 충청’ 열기는 한층 뜨거워지는 대신 부실 벤처·중소기업은 퇴출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국장은 날로 활황세다. 불공정 지배구조와 낮은 주주환원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상법 1·2차 개정에 이어 이달 3차 개정이 예고된 영향이 크다. 이재명 대통령의 조율로 세제 개편안도 시장 우려를 빠르게 반영했다. 대전의 한 경제학 A 교수는 “한국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과도한 부동산 투자로 경제 동력이 회복되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새 정부마다 대출·공급·세제 규제를 조합해왔지만 부동산 의존도는 낮아지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자금을 부동산이 아닌 국장으로 흐르도록 하는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코스피는 연일 상승세다. 10일 3317.77p으로 지난 역대 최고점 3316.08p(2021년 6월)을 돌파하더니 11일 3344.70p를 거쳐 12일 3395.54p로 마감됐다. 코스닥도 마찬가지다. 지난 7월 22일 1년 중 최고치인 827.82p를 찍더니 10일 833.21p, 11일 836.55p, 12일 847.36p를 터치했다. 이제 시장은 2021년 8월 기록한 1062.03p를 정조준하고 있다. 이는 2000년 3월 2925.50p에 이른 IT 버블 정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만큼 ‘바이 충청’ 열기도 거세다. 12일 기준 충청권 상장총액은 157조 5351억 원으로, 하루새만 1조 5827억 원이 늘었다.
지역 벤처.중소기업이 다수 포진된 코스닥의 ‘1000스닥’ 동력은 자금 유동성 확대에 있다. 대전 증권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이후 12일까지 코스피 22.5%, 코스닥은 12.9% 상승했다. 우량주가 많은 코스피엔 장기투자, 코스닥에는 단기투자가 몰린 영향”이라며 “미국발 국내 금리 인하 기조가 강화되면 자금 유동성이 풍부해지고 장기투자 전환으로 코스닥 상승 폭도 커진다. 그만큼 ‘Buy 충청’ 열기가 더 뜨거워질 수밖에 없어 지역의 핵심 벤처·중소상장사가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1일 발표된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9%로 시장 예상치와 부합하면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18일) 가능성은 커졌다.
다만, 지역 벤처·중소상장사 중 퇴출 기업도 발생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0일 열린 ‘국민성장펀드 국민보고대회’에서 “코스닥 (시장) 정상화가 매우 중요한 과제로 내부적으로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코스닥 시장 전체 신뢰가 많이 떨어져서 근본적으로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기 때문이다. A 교수는 “일본을 비롯한 증권선진국은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시가총액, 유동성 등 상장요건을 강화해 증권시장을 재편해왔다”며 “곧 코스닥 시장도 재편이 이뤄져 지역의 부실 벤처와 중소상장사는 퇴출될 수 있다. 대비가 필요하며 코스닥 성장에 따라 ‘Buy 충청’ 전체시총도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은한 기자 padeuk@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