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서지고 버려지는 타슈가 시민 의식 수준을 묻는다

2025-09-28     금강일보

공영자전거 ‘타슈’는 대전시민의 발이다. 2008년 전국에서 가장 먼저 도입했고 2022년부터는 서비스를 전면 무료화해 문턱을 없앤 덕분에 꽤 친숙하다. 자전거 이용률이 타 시도를 압도한다거나 자전거 친화도시라고 할 수준의 인프라를 갖춘 것은 아니라도 친환경 교통수단인 자전거가 공공의 이름으로 활성화됐다는 건 내세울 만하다. 그런 타슈가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수난을 겪고 있다니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공공재는 시민의 얼굴이다.

대전시는 에너지 절약과 교통체증 해소, 환경개선, 시민 건강 증진 등을 목표로 타슈에 공을 들여왔고 시민들은 타슈를 애용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우려가 없던 것은 아니지만 시가 과감하게 서비스 전면 무료화로 전환한 것도 이 때문이다. 무료화 이후 이용률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무료화 이전인 2021년 한 해 동안 타슈 이용 건수는 52만 2716건, 하루 평균 1432건이었던 데 반해 지난해 이용 건수는 574만 7171건, 하루 평균 1만 5745건으로 11배 증가했다. 시의 이용률 제고 정책이 주효한 것이다.

손을 많이 타다 보니 골병드는 자전거는 늘어나게 돼 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타슈는 5500대, 이중 매일 약 100대가량이 잠금장치와 짐 바구니 등의 부품 훼손, 안장·브레이크 고장, 타이어 펑크 및 공기압 부족 등의 크고 작은 고장으로 입고된다고 한다. 한 대여소에 보관 중인 자전거가 모두 고장 신고됐거나 배터리가 부족해 발길을 돌려야 하는 황당한 경우도 빈번하다는 후문이다.

이용 과부하와 부품 노후화 등으로 인한 소모는 기계니까 이해되는 부분이다. 내 것이 아니라고 함부로 다루는 일부 이용자들의 행태가 문제로 지적된다. 단말기를 고의로 파손하는 사례가 꾸준히 접수되고 있고 무시로 하천 등에 방치하는가 하면 짐 바구니에 사람을 태우고 주행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이 심심찮게 목도되고 있다. 개중에는 계단을 내려가거나 앞바퀴를 들고 주행하고 심지어 사유화하고 있다니 몸살을 앓을성싶다.

대전교통공사는 정비인력 12명, 재배치 담당 26명, 콜센터 9명 등 47명의 인력을 투입해 타슈를 운영 및 관리하고 있다. 수리센터도 직영 1곳을 포함해 9곳을 운영 중이다. 늘어난 이용량에 맞춰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이지만 몰지각 백태는 관리자들이 혀를 내두르게 한다. 올해 초부터 본인인증을 강화해 부정 사용을 예방하고 있다는 데 부정 사용에 대해선 따끔하게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

공공 재산은 시민의 것이고 혈세가 들어간다. 그래서 ‘공짜의 역설’이 틈입해선 안 된다. 닦고 조이고 기름칠한 자전거를 누구나 편리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게끔 지각 있는 시민 의식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말이 나온 김에 시는 타슈의 양적 확대와 더불어 자전거 도로를 정비하고 확장하는 데도 애써 주기를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