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마음 건강 ‘위험’

10~19세 우울증 2020년 3만 8500명에서 지난해 7만 1300명으로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문화 확산, 스마트폰 사용 증가 등이 부정적 영향 미쳐

2025-10-21     조길상 기자
사진 = 국민건강보험공단

청소년의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한 경고음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고등학교에 진학한 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에서 자주 언급되는 우울증 증상은 가벼운 사춘기 변화로 치부되기 쉬운 만큼 이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20대 미만 우울증 진료 환자는 2020년 4만 808명에서 2024년 7만 5232명으로 4년 사이에 84% 증가했다. 이 중 10~19세 청소년의 우울증 진료를 받은 인원은 2020년 3만 8500명에서 지난해 7만 1300명으로 거의 배 가까이 증가했다. 또 청소년 불안장애 환자도 증가 추세를 보인다. 2020년 1만9000여 명이던 청소년 불안장애 환자는 지난해 3만 3300명까지 늘었고 올해 상반기도 2만 600명에 달한다.

청소년 우울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학업 스트레스, 입시 부담, 사회적 고립감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문화 확산과 스마트폰 사용 증가가 청소년의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청소년 우울증은 종종 전형적인 증상 없이 나타나기 때문에 부모나 교사가 이를 간과할 수 있다. 짜증, 분노, 무관심 등의 비전형적인 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전에 즐기던 취미에 대한 흥미가 사라지고 친구들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는 경우가 많다. 우울증의 주요 징후로는 지속적인 슬픔, 피로감, 자존감 저하 등이 있으며 자해나 자살에 대한 생각이 반복될 경우 즉각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청소년 우울증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로 부모, 교사,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다. 부모는 청소년 우울증이 단순한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질환임을 인지해야 한다. 경청과 공감이 최선의 대처법이며 자녀의 감정을 비난하거나 판단하지 않고 수용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가정에서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하기 위해 가족 간 대화 시간을 늘리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통해 자존감을 높여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신체 건강을 위한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습관을 유지하도록 도와줘야 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은 “청소년기와 사회활동 초기 세대의 정신건강 악화는 사회 전반의 구조적 경고 신호”라며 “학교·직장·가정 단위의 조기선별 체계 강화, 상담 접근성 개선, 성별 및 연령별 맞춤형 정신건강 프로그램 상시화 등 생활 속에서 신속하게 지원받을 수 있는 지역 기반 정신건강 관리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