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없이 바로 투입…‘중고신입’이 대세
사람인 조사, 기업 10곳 중 9곳 선호 수시채용·경력우대 경향 뚜렷해져
고용시장에서 ‘신입’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기업들이 수시채용을 확대하고 경력자를 우대하는 경향성이 뚜렷하다. 공채를 통해 신입을 뽑아 시간과 비용을 들여 직무훈련을 시키고 업무에 투입할 여력이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커리어 플랫폼 사람인이 최근 기업 662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87.9%가 경력이 있는 ‘중고 신입’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중고 신입을 선호하는 이유(복수응답)로는 ‘바로 실무에 투입할 수 있어서’(79%), ‘교육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서’(48.5%), ‘업무나 회사생활이 노련할 것 같아서’(38.5%), ‘조직에 잘 적응할 것 같아서’(35.9%), ‘기존에 채용한 중고 신입들에 만족해서’(6.5%) 등을 들었다.
기업이 선호하는 중고 신입의 연차는 평균 1.9년으로 집계됐다. 구간별로는 ‘1년 6개월~2년 미만’(25.8%), ‘1년~1년 6개월 미만’(24.9%), ‘2년 6개월~3년 미만’(16.8%), ‘2년~2년 6개월 미만’(13.7%) 등의 순이다. 중고 신입으로 인정하는 최소 경력 연차는 평균 1.6년, 중고 신입으로 지원할 수 있는 최대 마지노선 경력 연차는 2.4년으로 집계됐다. 마지노선 연차를 초과한 중고 신입 지원자에 대해서는 일단 서류평가를 진행(66.7%)하거나 경력 채용 지원으로 전형을 변경(26.3%)한다는 답변이 93%에 달했다.
실제 기업 내 중고 신입의 비중은 늘어나고 있다. 응답 기업의 80.8%가 중고 신입 채용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최근 1년 내 신입사원 중 중고 신입의 비율은 평균 35.9%로 나타났다. 신입사원 10명 중 4명이 중고 신입인 셈이다. 중고 신입에 대한 만족도도 높다. 63.4%가 경력 없는 신입보다 중고 신입의 만족도가 높다고 답했다. ‘비슷하다’는 의견은 28.2%였으며 일반 신입사원이 낫다는 응답은 8.4%에 그쳤다.
사람인 관계자는 “중고 신입 선호는 최소한의 교육훈련으로 즉시 현업에 배치 가능한 경력직 채용이 확산하는 것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신입 구직자들은 인턴과 아르바이트, 기타 대외활동 등을 통한 직무와 조직 경험을 쌓아 기업 구성원으로서 준비된 인재임을 어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절반 이상(51.8%)이 앞으로도 중고 신입 선호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기준 기자 lkj@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