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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도 시인·아동청소년문학작가

2025-11-02     금강일보

인생이란 책의
다음 페이지에

무엇이 적혀 있을지 아무도 몰라
네 책 함부로 덮지 마라
바람의 손이 덮기 전에는.

자신의 미래를 아는 사람은 없다. 미래는커녕 당장 내일 일도 모른다. 내일? 앞으로 5분 후의 일도 모르는 것이 인간이다. 그런데 모르지만 짐작할 수는 있다. 기대할 수는 있다. 자기 자신이 마음에 들고, 자신이 하는 일에 자부심을 느끼고, 그 일을 하는 방식이 올바르다면 그 사람은 삶을 잘사는 것이다. 이럴 때엔 자기 삶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할 수 있다. 그런데 인생이란 늘 이렇게 좋은 것이 아니다. 삶에 어두운 먹구름이 끼게 되면, 의욕을 잃고, 우린 쉽게 인생이란 책을 덮으려 한다. 좌절에 절망에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마감하려 한다. 절망은 당장 눈 앞을 가리고 다리에 힘이 풀려 털썩 주저앉게 한다. 그러나 늘 푸르기만 한 하늘이 어디 있으랴. 하루에도 여러 번 온갖 구름이 하늘을 맑지 못하게 훼방을 놓는다. 인생이란 그런 것. 그러니 절망하지 말라. 아니 절망하되 잠시 조금만 절망하라. 그런 다음 심호흡 깊게 하고 다시 털고 일어나라. 네 인생의 “다음 페이지에/ 무엇이 적혀 있는지 아무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