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어린이 안전 위협하는 무인 문구점 방치하나
최근 초등학교 주변에 무인 문구점이 많이 생겨나고 있지만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어린이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성년자 판매 금지 품목인 순간 접착제나 칼, 화약류 장난감 등이 별다른 제재 없이 판매되고 있어 학부모들의 걱정이 많다는 것이다.
금강일보 취재기자가 현장을 확인한 결과, 무인 문구점의 관리 실태는 위험스럽기만 했다. 대전의 한 무인 문구점 진열대에는 공책과 볼펜 등 문구들 사이에 여러 종류의 순간 접착제가 보였고 무인 계산대에서 바코드를 찍자 성인 인증 절차도 없이 바로 구매할 수 있었다고 한다. 순간 접착제는 환각을 유도할 수 있는 유해 성분이 들어 있어 19세 미만에는 판매가 금지돼 있는 품목이다.
또 다른 무인 판매대에는 화약 폭발로 인해 화상 위험이 높은 콩알탄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었다. 콩알탄은 화약에 톱밥이나 모래 따위를 작게 뭉쳐 종이 주머니로 감싸서 만든 장난감으로 바닥에 충돌할 때 충격으로 화약이 폭발하는 것으로 어린이들이 갖고 놀기는 부적합한데도 별도의 인증 절차 없이 판매되고 있었다.
최근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무인 점포에서는 플라스틱 재질의 일명 ‘당근칼’을 넘어 날카로운 칼(나이프)이나 총, 수류탄, 레이저건 등 위험한 무기류 등이 판매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이들 장난감들은 대부분 중국산으로 초등학생들의 사용 연령에 맞지 않음에도 허술한 규제 탓에 아이들의 눈에 잘 띄고 손에 잡히는 곳에 진열돼 판매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행 ‘어린이 제품 안전 특별법’ 상 만 13세 이하의 어린이 제품 등 완구는 안전 인증을 받도록 하고 있지만 무인 점포에서는 별다른 규제를 받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얼마 전 전북 익산시의 한 초등학교 앞 무인 문구점에서 30㎝ 길이의 금속 장난감 칼이 판매되고 있어 어린이 안전을 위협한다며 학부모가 경찰에 신고했다는 보도가 관심을 끈 적이 있다. 충분히 흉기가 될 수 있는 위험한 것이었지만 출동한 경찰은 별다른 조치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어린 아이들을 둔 학부모 입장에서는 걱정스럽고 답답할 노릇이다.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순간 접착제나 날카로운 칼, 화약류 등이 적절한 인증 절차도 없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데도 경찰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한다니 당연한 일이다.
어린이 안전을 위해 사각지대에 놓인 무인 문구점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무인 문방구를 비롯한 무인 점포는 인건비 절감 등의 이유로 앞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 방치한다면 어린이 안전은 크게 위협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규제를 강화하고 단속을 수시로 벌이는 등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