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불장’…충청 시총 180조원 목전
코스피 4200 돌파속 충청주 1년 새 142%↑ ‘충남 대형제조벨트’ 대비해선 여전히 낮아
국내 증시의 상승 랠리가 지속되면서 ‘Buy 충청’의 합산 시가총액이 180조 원을 눈앞에 뒀다. 코스피 5000피을 넘어 6000피까지 예측됨에 따라 ‘Buy 충청’도 늘어날 전망이다.
코스피는 사상 첫 4200선을 돌파더니 4일엔 4226.75p를 터치했다. 계엄 이후 최저점이었던 지난 4월 9일 2284.72p 대비 무려 85% 상승률이다. 지난 7·8월에 박스권 조정이 이뤄진 것 외에는 매서운 오름세만 계속됐다. 이날은 동학개미만 2조 6595억 원 어치를 사들였다. 개인보다 한발 앞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이날 더 주목한 건 저평가 지역 중소·벤처상장사가 주로 포진된 코스닥이다. 각각 1194억 원, 1755억 원 어치를 사들였다. 932.15p로 계엄 이후 최저점이었던 지난 지난해 12월 9일 627.01p 대비 48.6% 상승률이다. 지난 4월 9일 637.55p와 비교해도 46.2% 증가세다.
‘Buy 충청’도 빠른 기세로 불어나고 있다. 이날 기준 대전(67개사) 84조 4228억 원, 충북(97개사) 59조 3159억 원, 충남(109개사) 24조 903억 원, 세종(13개사) 11조 9092억 원 등 총 179조 7382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126조 4025억 원 대비 42.1% 상승률이다. 대전 증권업계 관계자는 “충청주 시총은 지난해 동기 대비 지난달 말에는 135% 수준이었는데 142.1% 규모로 늘었다. 외국인과 기관이 점차 지역 저평가주를 사들인 결과”라며 “코스피가 크게는 6000피까지 예견돼 아직은 투자 중심이 코스피지만 향후에는 코스닥과 지역 저평가주에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과 기관의 선매수가 ‘Buy 충청’으로 몰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한미 간 관세 갈등으로 인한 최대 피해 지역이 곧 경쟁력이 높은 산업 집적지라는 점에 주목한다. 대전의 한 경영학 교수는 “충청은 품목별로 관세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산업이 거의 없다. 현대차 아산공장과 서산 동희오토를 중심으로 국내 자동차 부품의 절반을 공급하는 부품업체가 밀집돼 있고 자동차용 고급강판의 대미 수출 대부분이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와 그 협력망을 통해 이뤄진다. 또 반도체 산업의 경우 충남은 장비·소재·패키징 중심지, 충북은 메모리 생산 공정의 심장 역할을 맡고 있고 대전·오송·청주엔 의약·바이오 클러스터가 형성돼 있다”며 “만약 지분이나 경영권 상실 우려보다 상장에 따른 혜택이 더 컸다면 특히 충남지역의 우량 기업들이 코스닥 시장에 대거 진출해 코스닥 상승세를 이끌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충남과 충북지역의 경우 상장사는 각 109개, 97개로 비슷하지만 상장시총은 2.46배 벌어져 있다. A 교수는“충남은 대기업 공장들이 즐비한 ‘대형 제조벨트’다. 반면 충북은 첨단 부품과 바이오 중심의 ‘중견벨트’로 성장해왔다”며 “이 같은 구조적 차이 때문에 충남의 상장 시가총액은 본사가 서울에 있는 대기업들로 흡수되지만 지역 내에는 상장 잠재력이 높은 우량 협력업체들이 상당수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향후 부동산보다 앞설 ‘국장(國場) 시대’를 대비해 정부와 지자체가 지역 상장을 적극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은한 기자 padeuk@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