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전 배춧값 안정세…한포기 6000원→3000원으로 하락
정부 비축·할인 지원 확대 영향 전통시장 대형마트보다 저렴
김장철을 앞두고 배춧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작황이 부진했던 배추 생산·비축 물량을 늘리고 할인 지원 예산을 투입하면서 올여름 포기당 7000원까지 치솟았던 배춧값이 3000원대로 떨어졌다. 1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11월 2주 배추 한 포기 소매가격은 3392원으로 지난달(6844원)보다 50.4% 내렸다. 배추의 평년 가격은 중품 기준 4022원이며 2021년 3182원, 2022년 4217원, 2023년 3769원, 2024년 4837원, 2025년 4922원 등 매년 상승추세를 보였다. 특히 올여름 전국에 폭염과 집중호우가 잇따르면서 지난 8월 2주 가격이 7023원까지 치솟으면서 장바구니 물가에 부담을 가중시켰다. 이에 따라 정부는 추석을 전후해 본격적으로 수급 관리에 나섰고 10월 중순까지 6000원대를 유지하던 배춧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시장별로는 전통시장의 배추 한 포기 가격이 한 달 전 7825원에서 5295원으로 떨어졌고, 대형마트는 이른 가격 변동 반영과 할인 행사의 영향으로 6345원에서 2367원으로 더 큰 폭의 하락이 나타났다.
주부 A 씨는 “명절 때까지만 하더라도 배춧값이 비싸서 김장을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들었지만 최근들어 가격이 내려가면서 무리없이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채소 도소매업을 하고 있는 B 씨는 “명절이 지나고 10월 중순 이후부터 김장철에 필요한 배추, 무, 미나리, 쪽파, 생강 등 가격이 하락해 지난해에 비해 확실히 김장 채소 가격들이 싸졌다”며 “물가상승에 큰 차이를 못 느낄 수도 있겠지만 작년과 비교해 올해 김장 비용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전통시장의 김장비용이 대형마트에 비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이 지난 5일부터 사흘간 전통시장과 인근 대형마트 각각 37곳에서 15개의 김장용품을 대상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올해 평균 김장 비용(4인 기준)은 전통시장이 35만 447원, 대형마트가 39만 3007원으로 집계됐다. 두 곳의 가격 차이는 4만 2560원(10.82%)으로 15개 조사 품목 중 12개 품목에서 전통시장이 가격 우위를 보였다.
조미료(11.8%), 채소류(11.6%), 젓갈 및 선어류(4.6%) 순으로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저렴했다.
특히 생강(30.0%)·쪽파(27.3%)·미나리(27.3%) 가격이 낮았다. 다른 조사에서도 전통시장에서 김장 준비가 더 저렴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물가협회의 ‘2025 김장비용 동향 조사’에 의하면 전통시장 기준 4인 가족 평균 김장 비용은 37만 8860원이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은 김장 채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정부 비축 물량을 단계적으로 방출하고 총 50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할인 판매를 지원하고 있다.
이주빈 기자 wg9552063@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