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 전면점화, 뉴욕 경매서 151억원에 낙찰… 한국 현대미술품 최고가 근접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김환기(1913~1974)의 지난 1970년대 전면점화가 경매에서 150억원대에 팔렸다. 다만, 2019년 11월 경매에서 김환기의 다른 작품이 세운 한국 현대미술품 최고가 기록은 넘지 못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크리스티 뉴욕 ‘20세기 이브닝 세일’ 경매에서 김환기의 전면점화 ‘19-VI-71 #206’(1971)이 840만달러(약 123억원)에 낙찰됐다. 크리스티가 공개한 수수료 포함 구매 가격은 1029만5000달러(약 151억원)였다. 경매사의 추정 낙찰가는 750만~1000만달러였으며, 실제 판매가는 중간 수준이었다.

이 작품은 가로 254㎝, 세로 203㎝ 크기로, 화면에 방사선 패턴으로 퍼지는 점들을 찍은 것이 특징이다. 김환기의 200호 이상 대형 작품은 30점 이내로 추정돼 희소성이 높게 평가된다.

이번 낙찰로 김환기의 작품은 경매에서 두 번째로 100억원대 낙찰가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 2019년 11월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김환기의 1971년작 ‘5-IV-71 #200’(일명 ‘우주’)은 8000만홍콩달러(당시 약 131억원)에 낙찰되며 한국 현대미술품 최고가를 기록했다. 수수료 포함 구매 가격은 약 153억3000만원에 달했다. 이 작품은 한국 현대미술품이 경매에서 100억원을 처음 넘어선 사례이기도 하다.

김환기는 한국 현대미술품 경매 낙찰가 1~3위 기록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3위 기록은 2018년 5월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6200만홍콩달러(당시 약 85억3000만원)에 팔린 붉은색 전면점화 ‘3-II-72 #220’(1972)이다.

김환기는 지난 1963년 브라질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한국 대표로 참가한 뒤 미국 추상화에 영향을 받고 뉴욕으로 건너가 독자적인 추상화 제작에 몰두하며 말년을 보냈다. 1970년대 뉴욕에서 그는 점으로 우주를 표현한 전면점화 연작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