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15곳 사탐 응시자 지원 허용, 다만

사탐 응시자의 기회 확대, 합격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 수학과 과탐의 중요성, 가산점이 좌우하는 합격선

2025-11-19     조길상 기자
사진 = 한국교육과정평가원

2026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 전국 39개 의과대학 중 15곳이 사회탐구 응시자의 지원을 허용했다. 지난해보다 4곳이 늘어난 것으로 입시업계에선 문과 계열 수험생의 의대 지원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다만 여전히 많은 대학에서 수학 및 과학탐구 응시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어 사탐 응시자의 실질적 합격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올해 의대 정시모집에서는 39개 대학 중 15개교(38.5%)가 사탐 응시자에게 지원을 허용하고 있다. 특히 가톨릭대, 경북대, 부산대가 수학 및 탐구 지정 과목을 모두 폐지해 사탐 응시자의 지원 가능성을 높였다. 고려대 또한 탐구 영역에서만 적용하던 선택 과목 지정을 없애 필수 응시 과목이 사라졌다.

의대 외에도 치과대학과 약학대학에서도 사탐 허용 대학이 증가하고 있다. 치대의 경우 경북대와 부산대가 지정 과목을 폐지하면서 11개 치대 중 5개교에서 확률과 통계, 사탐 응시자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약대에서도 4개 대학이 추가로 지정 과목을 없애 37개 대학 중 13개교가 필수 응시 과목을 두지 않고 있어 수도권에 위치한 대학들이 인문계 수험생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사탐 응시자의 지원 가능성이 늘어났다고 해서 이들이 합격할 확률이 높아지리라는 보장은 없다. 여전히 많은 대학들이 미적분, 기하 또는 과학탐구 응시자에게 3~5%, 많게는 10%의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산점은 수험생의 최종 점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점수대가 촘촘한 최상위권에서는 가산점 3~5%만으로도 합격선이 크게 갈릴 수 있다. 예를 들면 순천향대는 미적분 또는 기하를 선택한 수험생에게 취득 백분위의 10%를 가산하고 경희대는 과학탐구 응시자의 탐구 영역 백분위 변환표준점수에 과목당 4점을 추가한다.

입시업계 관계자는 “사탐 허용으로 의·치·약대 교차지원 폭은 넓어졌지만 당락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는 여전히 수학과 탐구 반영 방식”이라며 “대다수 대학이 미적분·기하 또는 과탐에 가산점을 주는 만큼 인문계 과목 응시자는 대학별 수능 반영 방법을 반드시 세밀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