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숭우 칼럼] 고진감래

전 대전보건환경연구원장

2025-11-20     금강일보

당신의 인내심 어때요?

작심삼일? 아니면 고진감래? 아하 잘 모르겠다고요? 그런 게 어딨습니까? 손대지 않고 코 풀 심산은 아니고요? 달면 삼키고 쓰면 뱉어버리는 게 사람의 마음인지라 그럴 순 있습니다. 물론 인내심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은 없습니다. 인내심은 조바심을 내지 않고 기다리는 능력이라서 노력하면 강화할 수 있습니다.

우물가에서 숭늉 찾고 돼지 꼬리 잡고 순대 달란다는 속담이 있지요?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사람들은 원하는 바를 지금 당장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돌을 한 개씩 쌓아 올려 만들지 않은 돌탑은 있을 수 없습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노력과 끈기와 인내가 필요합니다. 재능이 아무리 뛰어나도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열정과 창의성이 풍부해도 인내력이 약하면 성공할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참을 인 셋이면 살인도 면한다고 합니다. 물론 참을 수 있으면 참아야겠지요. 경계할 수 있으면 경계도 해야겠지요. 참지 아니하고 경계하지 아니하면 작은 일들도 크게 불거질 수 있습니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거린다지 않습니까? 너무 참기만 하면 속으로 썩고 무조건 삭히기만 해도 언젠가는 그 응어리도 곪아 터질 수 있습니다. 무조건 참는다고 그게 해결책은 아니라는 겁니다. 세 번 참아 큰 화를 면할 수는 있겠지만 그 이상 감내하며 참으면 도리어 속은 썩어 문드러질 수 있습니다. 흥부처럼 남은 한쪽 뺨마저 내주지는 않습니다.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는 인내만을 요구하지도 않습니다. 아무리 온순하고 약한 사람일지라도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 저항하거나 반항하게 되어있습니다. 인내에는 한계가 있고 한계에 달한 인내는 더 이상의 덕이 아닐 수 있습니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많은 도전과 장애물을 마주합니다. 그때마다 피하고 뒤로 미루며 편하고 쉬운 길로만 가겠습니까? 살면서 누구나 다 실패를 경험하고 좌절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그때마다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나기를 반복하는 게 삶입니다. 물론 성공이 다는 아닙니다. 인생은 결과가 아니라 삶의 과정입니다. 인생의 여정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긴 여정을 동반하는 장거리 경주입니다. 좋아하는 일도 계속하다 보면 지칠 때가 있고 힘든 일도 반복하다 보면 숙달이 되어 평범한 일상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 걸 보면 인생은 참고 견디며 이겨내는 일상의 연속인지도 모릅니다.

욕심과 현실은 다릅니다. 욕심은 나만의 것이지만 현실은 모두의 것입니다. 생각은 논리고 실천은 습관이라서 머릿속에서는 수십 번 다짐했는데도 막상 행동에 옮기려 하면 주저되는 게 현실적인 실천입니다. 어떤 일을 꼭 해내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지니고 있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고 나는 새도 움직여야 날 수 있습니다. 닭에 색칠한다고 봉황이 되겠습니까? 콩 심은 데 콩 나는 것이지 가지를 심어놓고 오이가 나기를 기다리는 것은 억지와 억측일 뿐 인내는 아니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바라는 것을 현실로 만드는 힘은 꾸준한 노력과 끈질긴 인내가 아닐까요?

인내심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훈련을 통해 키울 수 있습니다. 많은 것을 보려면 더 많이 보고 익혀야 합니다. 많은 것을 알려면 더 많이 배우고 경험해야 합니다. 부처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면 내 눈으로도 어떻게 보이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지 않겠습니까? 작은 성공을 경험하면서 자신감을 쌓고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인내심을 기를 수 있습니다. 인내심이 없으면 삶이 던져주는 가르침으로부터 성숙할 수 없습니다. 실패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전하면 결국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인내란 어려운 상황에서도 관망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으며 그 상황을 받아들이되 해결될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불평 없이 기다리는 것입니다. 인내하는 동안 힘들고 지칠 때도 있겠지만 그 결과는 분명히 기쁨과 보람으로 대신해 줄 겁니다.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 하니 오늘도 또 끈기 있는 인내심을 갖고 열심히 노력하여 달콤한 열매를 맺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