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표 의원, 공주시청 씨름팀 재창단 촉구

2025-11-23     이건용 기자
▲ 공주시의회 이상표 의원이 지난 20일 제262회 제2차 정례회 제1차 본회의 5분 발언에서 공주시청 씨름팀 재창단을 촉구하고 있다. 공주시의회 제공

공주시의회 이상표 의원이 공주시청 씨름팀 재창단을 촉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상표 의원은 지난 20일 제262회 공주시의회 제2차 정례회 제1차 본회의 5분 발언에서 전국 최강의 씨름 인재들이 고등학교 졸업 후 타지로 떠나는 현실을 꼬집었다.

이 의원은 먼저 “막대한 예산을 들인 미래 인재 투자의 성과가 17년째 타 지자체로 유출되는 심각한 자산 유출로 이어지고 있다”며 “심각한 정책적 모순으로 즉각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이 공주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8년 공주시청 씨름팀 해체 이후 2025년 현재까지 신관초, 봉황중, 공주생명과학고 씨름부에 지원한 순수 시비만 모두 18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회출전비, 전지훈련비, 훈련용품 구입비와 같은 운영비는 물론 2019년 봉황중 씨름장 신축에 2억 9000여만 원, 2020년 생명과학고 증개축에 3억 8000여만 원, 2023년 신관초 개축에 3억 7000여만 원 등의 시설비가 투입됐다.

전국 최고 수준의 훈련 인프라를 구축해 ‘전국 최강의 씨름 인재 양성’이라는 성과를 도출해 2024년 제61회 대통령기 전국장사 씨름대회 1위와 지난달 열린 제106회 전국체육대회 금, 은, 동 제패 등 공주생명과학고는 명실상부 ‘씨름 명문’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에서 키운 씨름 인재들이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타지로 떠나고 있다. 한라장사 12회에 빛나는 김기태 감독은 공주가 아닌 영암군 민속씨름단을 이끌고 있다. 금강장사 21회로 ‘씨름 황제’라는 타이틀을 가진 임태혁 선수는 수원특례시청 소속이다. 한라장사 7회의 김무호 선수는 울주군청, 박대한 선수와 홍승찬 선수는 문경시청에서 장사 타이틀을 따내고 있다.

이처럼 공주가 키운 전국 최강의 씨름 선수가 17명에 달한다. 대한민국 씨름계를 이끄는 스타 선수와 지도자들을 키워낸 뒤 대책 없이 떠나보내면서 ‘핵심 인재 공급처'로 전락했다는 비판이다.

이 의원은 “더 기가 막힌 현실은 얼마 전 알밤한우 홍보대사로 위촉한 임태혁 선수로, 공주가 낳고 공주생명과학고가 키워낸 ‘공주의 아들'이 정작 수원시청 소속이라는 현실이 아이러니 아니냐”고 반문했다.

특히 전국장사씨름대회로 1700명을 유치해 약 5억 원의 지역 경제 효과를 창출한데 이어 40억 원을 추가 투입해 씨름 전용 훈련장까지 짓고 있는 충북 괴산군을 예로 들며 “씨름은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자 우리 민족의 정체성으로, 백제 시대 씨름인 ‘각저'의 역사성까지 품고 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영암군 민속씨름단은 유니폼에 ‘영암 달마지쌀’, ‘매력한우’ 등의 글자를 새겨 넣어 전국 방송은 물론 온라인상에서도 움직이는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신관초~봉황중~공주생명과학고~공주시청으로 이어지는 K-씨름의 그랜드슬램 파이프라인을 완성했으면 한다”며 씨름 팀 재창단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과 재원 확보 방안, 조속한 법적 기반 마련을 촉구했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