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인생수상록] 우주 인문학
인문학교육연구소장
우주란 무엇인가. 천문학적 개념과 동양 철학적 개념이 다르지요. 우주 공간에 있는 지구를 비롯한 모든 별, 그리고 빛과 열이 존재할 수 있는 공간, 이것이 천문학에서 말하는 우주이지요. 동양철학에서는 끝없는 공간을 우(宇), 무한한 시간을 주(宙)라 하지요. 인문학적 우주로는 ‘인간은 우주를 가장 닮은 소우주(小宇宙)다.’라 해보겠습니다.
하나하나 볼까요. 하늘 천(天) 자를 파자해 보면, ‘ㅡ (하늘)과 땅(ㅡ) 사이에 인간(人)이다.’라 할 수 있는데 ‘인간은 하늘과 땅의 합성체다’라고 풀이해 볼 수 있지요. 즉 인간은 ‘하늘 기운과 땅 기운이 합성된 존재로서 우주 만물 중 우주의 원리를 가장 닮은 소우주라는 것이지요.
인간은 어디에서 와 어디로 가는가? 동양철학에서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지요. 우주는 양 기운과 음 기운이 짝을 이루어 만물을 생성변화 시키는데 양 기운은 모든 생명체를 낳게 하고 음 기운은 기르게 한다. 따라서 인간을 비롯한 지구의 생명체는 하늘의 양 기운으로 태어나고(生) 땅의 음 기운으로 길러진다(育) 하였지요. 이처럼 인간은 우주인 하늘 기운과 지구인 땅 기운을 받아 태어나고 길러지는 것이라 하였습니다.
사람이 살아 있을 때는 하늘 기운인 혼(魂)과 땅 기운인 백(魄)이 육체를 집으로 하여 살다가 사람이 죽으면 혼백의 집인 육체가 없어지므로 하늘에서 온 혼은 다시 하늘로 올라가고 땅에서 온 백은 다시 땅으로 돌아가지요. 그래서 사람이 죽으면 ‘돌아가셨다’라고 하는 것은 죽으면 왔던 하늘과 땅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뜻이지요. 인간은 누구나 우주에서 왔다가 우주로 돌아가는 만물 중 하나의 미물일 뿐입니다.
‘인간이 우주의 원리를 가장 많이 닮은 소우주다’라는것을 추론할 수 있는 몇 가지 자료를 공유해 보겠습니다.
▲영국에서 1982년에 발행한 과학지에 의하면 우주에 있는 별의 숫자와 인체의 세포 숫자는 약 100조로서 비슷, 하늘의 별자리 모양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그려보니 사람이 서 있는 모양과 비슷.
▲우주 간에 있는 탄소·질소·수소·산소 등 4원소가 인체에 96%로 구성.
▲지구 표면의 70%가 바다, 인체의 70%가 수분, 이처럼 과학적으로 볼 때도 인간은 우주를 가장 많이 닮았다 할 수 있지요.
▲태양계 중심에는 태양이라는 불덩어리로 된 별이 있고 지구 중심은 5000도가 넘는 마그마가 흐르고 있고 사람의 중심에는 불로 상징되는 심장이 있지요. 이처럼 태양계, 지구, 인간의 중심은 모두 ‘불’이 있습니다.
▲지구가 23.5도 기울어져서 봄·여름·가을·겨울의 사계가 생겼고 인체의 심장이 왼쪽으로 기울어져 소음·소양·태음·태양의 4체질이 생겼습니다.
▲한의학에서도 인간은 우주의 소산이며 소우주이기 때문에 인간이 태어날 때 우주의 유전형질을 받고 태어나 사람의 몸이 우주적 구조로 돼있다 하였지요.
▲하늘은 봄·여름·가을·겨울의 사시, 사람은 두팔·두다리의 사지.
▲우주에는 5운 6기, 지구에는 5대양 6대주, 인체는 5장 6부로서 모두가 생수(生數)의 끝 수인 5와 성수(成數)의 첫 수인 6으로 되어 있음을 알게 되지요.
▲우주의 기본이 천(天), 지(地), 인(人)이듯이 인체의 기본은 머리(天), 몸(地), 사지(人).
▲하늘에 12시(時), 인체에 12경락(脛絡).
▲하늘에 일월성신(日月星辰), 인체는 이목구비(耳目口鼻).
▲하늘 9행성, 인체 9구멍.
▲1년은 12개월 24절기, 인체는 12개 척추와 24개의 갈비뼈. 1년이 365일, 인체는 365개의 뼈마디.
▲태양 에너지 작용에 의해 인체의 기(氣) 작용, 달의 작용에 의해 인체의 혈(血) 작용, 달의 작용에 의해 조수(潮水)의 작용이 있어 이는 여자의 월경(月經)에 영향을 미치지요. 이처럼 우주가 변화하는 원리와 인체가 변화하는 원리가 같기 때문에 인간을 우주의 축소판인 ‘소우주’라 한 것이지요.
그렇습니다. 무궁무궁한 우주에서 먼지보다 작은 미물로 찰나를 살다 다시 무궁무궁한 우주로 돌아가는 인간인 나, 찰나의 이 세상에서 집착할 것이 그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