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함이 가득한 교사일지] 대전서중 학생회, 학교를 ‘정원(正元)’으로
김득범 대전서중학교 교사
2025년 11월 22일은 중등 임용고시가 치러진 날이었다. 나는 감독관으로 참여하였고 4년 전 치열했던 순간을 다시금 떠올리며 현재 교사로서 나의 삶을 반성해보았다. 청운의 꿈을 품고 대전서중학교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부터 나는 운이 좋게도 ‘학생자치’라는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다. 학생회를 중심으로 학생들과 가장 가깝게 소통할 수 있는 자리이기에 책임감을 느끼면서도 매우 즐겁게 한해한해 교육활동을 만들어 갈 수 있었다.
특히 2025학년도는 나름대로 완성도 있는 학생자치 활동을 전개했다고 자축하고 싶다. 학년초에 새롭게 구성된 학생회장에게 의미 있는 학생회 명칭을 만들어 볼 것을 제안했었다. 대학시절 단과대 학생회를 해보았던 경험을 살려 명칭 만들기를 올해 처음 시도해본 것이다. 그래서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웬걸? 대전서중 학생회는 참으로 훌륭했다. 학생회장이 내게 ‘正元’이라는 두 글자를 내밀었다.
교사: 바를 정(正)에 으뜸 원(元)이구나? 어떤 의미가 담겨있니?
멋진 회장님: ‘따뜻한 학교문화를 만들기 위해 언제나 학생회가 바르게(正) 앞장선다(元)’와 ‘누구에게나 쉼을 주는 정원처럼 학생회는 친구들에게 정원(Garden) 같은 존재가 된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나는 그 자리에서 입이 떡 벌어지며 박수를 쳤다. 이렇게 만들어진 학생회의 명칭 ‘정원(正元)’은 2025학년도 학생회 운영의 기준이 되어주었다.
학생회 정원(正元)과 함께 1년간 달려온 결과 2025년 11월 15일 토요일에 ‘2025학년도 학생자치 및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발표 한마당 2차 심사’에 참여할 수 있었다. 1년간 전개해온 대전서중학교의 학생자치활동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매월 1회 대의원회의, 시의회 견학, 학생복지 사업(후드티, 행거, 우산, 슬리퍼), 꿈끼 콘테스트, 책임나무 꽃피우기, 친구사랑Day, 꽃드림, 서중-플로깅 등 그동안 전부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수많은 교육활동을 학생회와 함께 해왔다. 이를 담아내는 것 역시 바로 ‘정원(正元)’이라는 이름이었다.
1년간의 학생회 활동을 우리는 ‘정원(正元) 프로젝트’로 명명하고 ‘Ⅰ. 함께 결정하는 우리들의 정원’, ‘Ⅱ. 온기를 나누는 따뜻한 정원’, ‘Ⅲ. 친구들과 사이좋게 웃음 가득한 정원’, ‘Ⅳ. 언제나 열린 자세로 소통하는 정원’이라는 4가지 세부과제를 설정하여 서중 학생회의 이야기를 정리하였다. 3학년 학생회장과 부회장은 기말고사 준비로 바쁜 와중에 발표 대본과 PPT자료를 직접 만들며 대회를 준비하였고 장려상을 받게 되었다. (내 마음속에서는 너희들이 1등이야!)
교사는 학생 옆에 서 있을 때 가장 존재의 의미가 분명해지는 듯하다. 학생자치 담당교사로서 지내온 4년은 학생들과 다사다난한 나날의 연속이었다. 그래서 더욱 보람차고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학생들과 ‘정원(正元)’ 같은 학교를 만들어가며 나 또한 성장할 수 있었다. 교학상장(敎學相長)의 의미가 이런 느낌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