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Q데이 공포’ 확산…지역도 대비 시급

최근 급락은 상승기 종료에 ‘양자 해독 우려’ 반영 PQC 전환 느려…충청권 국가R&D·산업 보호 촉박

2025-11-25     정은한 기자
사진= 비트코인

비트코인의 반감기 상승기 종료로 매도세가 강화된 가운데 양자컴퓨터발 Q데이 포비아가 서서히 고개 들고 있다. 양자 리스크에 대한 지역 대비가 주문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9일 1억 7986만 9000원에서 이달 25일 1억 3217만 원으로 26.5% 급락했다. 이더리움도 같은 기간 35.5% 떨어졌다. 이로써 글로벌 암호화폐 시총은 4조 2800억 달러에서 3조 200억 달러로 1조 2600억 달러(-29.4%)가 증발했다. 대전 암호화폐업계 A 관계자는 “반감기 이후 18개월 상승 사이클이 끝나며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다만 이번 매도세는 단순 차익 실현을 넘어 양자 리스크에 대한 불안이 반영된 것이라는 견해가 보태지고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은 명실상부 메이저 투자대상으로 올라선 지 오래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거 참여하면서 전통 금융시장과의 경계가 사실상 사라졌고 블랙록·피델리티·아크인베스트 등 초대형 기관투자자들이 정기적인 매입·보유 전략을 취하고 있다. 주요 국가 중앙은행과 공공기관이 연구·보고서 형태로 비트코인을 공식 자산군으로 분류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다른 한편에선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A 관계자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다수의 메인스트림 코인은 ECDSA 기반의 서명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데 양자컴퓨터가 ECDSA·RSA 같은 기존 암호를 빠르게 깨는 기술인 쇼어·JVG 알고리즘이 상용화되는 순간 해독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며 “최근 양자 게이트 효율 개선(회로 단순화), 중성 원자 기반 오류 정정, 양자 푸리에 변환(QFT·큰 수 분해 기술) 최적화 연구가 속도를 내면서 ‘Q데이에 대한 시장의 심리적 리스크’가 실제 투자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글로벌 사전출판 플랫폼 Preprints.org에 공개된 논문에 따르면, 쇼어 알고리즘의 QFT를 개선한 JVG 알고리즘이 회로 깊이·게이트 수를 크게 줄여 양자 기반 인수분해 실용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연구가 제시됐다. 양자컴퓨터학계 B 관계자는 “비트코인은 공개키가 체인에 영구 기록돼 있어 누구도 강제로 암호를 교체할 수 없다”며 “커뮤니티 합의로 하드포크가 가능하지만 그 순간 더 이상 현재의 ‘BTC’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은 2030년까지 군사·금융·정부 통신 전반에 사용되는 모든 암호체계를 양자내성암호(PQC)로 단계적으로 전환하도록 명령한 상태다. 미 국방부(DOD), 연방준비제도(Fed), 국토안보부(DHS) 등 핵심 기관들은 이미 RSA·ECDSA 폐기 일정과 신규 PQC 적용 가이드라인을 내부적으로 확정하고 있다. B 관계자는 “한국은 정부·공공기관의 일부 분야에서 PQC 시범 도입이 이뤄지고 있지만 금융·지자체·산업 데이터 전체에 대한 전면적 전환 로드맵은 아직 부재한 상태”라며 “특히 충청권처럼 국가 R&D 기관과 산업 인프라가 밀집한 지역은 보안 체계 전환이 늦어지면 직접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약 14년간 움직임이 없던 초기 비트코인 지갑에서 8만여 BTC가 이체돼 장외시장에서 매도된 사실이 최근 확인됐다. 업계에선 양자컴퓨터 해킹을 대비한 선제 매도로 보고 있다.

정은한 기자 padeuk@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