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쌍 '남남'... 댁의 가정은 어떻습니까?
가족해체 원인과 실태
대한민국 가정이 붕괴되고 있다.급진적 산업화에 따른 부작용과 개인주의 만연, 장기적 경제불황, 부재한 육아정책 등으로 더 이상 가정을 지탱할 힘과 노력들이 소진되고 있기 때문이다.이 같은 상황은 대전·충남지역의 지역민들도 결코 자유로울 수는 없다.해마다 늘어나는 이혼율과 아동 및 노인 학대, 아내 또는 남편으로부터의 폭력 등이 최근 대전·충남 내 가정해체의 주범으로 자리잡으면서 가정해체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마땅한 대안은 없어 보인다.각계각층에서 나름대로 가정해체를 막아보려는 노력이 눈물겹게 진행되고 있지만 이를 사회통합적 관점에서 볼 때 이 시스템은 작동을 멈춘 지 오래이다. 이에 따라 금강일보는 가정해체 원인과 진단, 나아가 이를 막을 수 있는 다양한 대안을 함께 고민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연중시리즈를 기획했다.최근 경제적 가치 추구와 다양성에 기반한 개인주의가 가족 공동체 의식을 앞지르면서 가정이 해체되는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가정의 소중함을 안다고 하지만 이러저러한 이유로 가족 구성원들이 함께하는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면서 가정이 변형되거나 해체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이혼실태통계청의 2009년 이혼통계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이혼 건수는 12만 4000건으로 전년의 11만 6500건에 비해 7500건(6.4%) 증가했다.이혼 건수는 2003년 16만 6600건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가 2004년 13만 89000건으로 16.6%나 줄어 든 후 2005년 12만 8000건, 2006년 12만 4500건, 2007년 12만 4100건, 2008년 11만 65000건으로 5년 연속 줄었다. 인구 1000명당 이혼건수를 나타내는 '조이혼율'은 2.5로 2008년에 비해 0.1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남자의 경우 40대초반(40~44세)이 2만 4600건으로 이혼이 가장 많았고, 여자는 30대 후반(35~39세)이 2만 5300건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특히 50대 이상 연령층에서의 이혼이 남자 2005년 이후 증가 추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체 이혼 건수 중 20년 이상 동거부부의 이혼이 차지한 비중은 22.8%로 나타났다. 기간별 이혼 건수는 5년 미만 부부의 이혼 비중이 27.2%로 가장 높았으며 20년 이상(22.8%), 5~9년(19.1%), 10~14년(16.1%), 15~19년(14.8%) 등의 순이었다. 주된 이혼 사유는 성격차이가 46.6%로 가장 많았으며 경제문제(14.4%), 배우자 부정(8.3%), 가족간 불화(7.4%), 정신육체적 학대(5.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가족간 불화, 성격차이 등이 차지하는 구성비는 전년보다 다소 감소했으나 배우자 부정이나 경제문제 등은 전년보다 증가했다. ◆ 대전·충남의 현실은지난해 대전의 이혼 건수는 3433건으로 전년의 3236건보다 소폭 늘었다.대전의 이혼건수는 해마다 감소하다 2년 만에 다시 증가한 것이다.충남도의 지난해 이혼 건수는 5178건으로, 2005년 4000건 대로 진입한 이후 4년 만에 다시 5000건 대로 재진입했다. 특히 대전의 이혼 건수는 지난 1958년 연간 15건에서 3433건으로 216배 이상 증가했다.하루에 9쌍 이상의 부부 정도가 헤어지고 있는 것이다.충남역시 2010년 1월 기준으로 하루에 11.8쌍의 부부가 등을 돌리고 있다.지난해 인구 1000명 당 이혼 건수인 조기 이혼율은 인천이 2.8로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이어 경기(2.5), 서울(2.3), 강원(2.3), 부산(2.2), 대전(2.2), 충북(2.2), 충남(2.2)의 순이었다.반면 조기 이혼율이 가장 낮은 지역은 대구, 광주, 전북, 경북으로 모두 2.0를 나타냈다.◆ 가족 분화1인 가구나 여성가구주, 조손가구, 분거가족이 늘고 있다. 통계청의 ‘한국의 사회동향 2009’에 따르면 1995~2008년 사이 1인 가구는 7.4%포인트(12.7%→20.1%)가 늘었다. 또 여성가구주는 5.5%포인트 (16.6%→22.1%), 조손가구도 1995~2005년 사이 0.1%포인트(0.27%→0.37%)씩 각각 증가했다.1인 가구 증가원인으로는 만혼화와 함께 혼인율 하락, 이혼율 상승, 독거노인가구 등이 증가했기 때문이며, 여성가구주 비율이 증가한 것은 미혼여성의 1인 가구 형성과 이혼한 여성이 많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각각 분석됐다.특히 조손가구의 손자녀 양육 이유는 '부모의 재혼·이혼'(45.0%)이 가장 많았고 이어 '부모사망'(20.2%), '부모 가출·실종'(18.3%) 등의 순이었다. 가족과 떨어져 사는 분거가족 비율도 2008년 현재 16.5%를 차지했다. 국내 분거가족의 분거이유는 주로 직장(58.6%)인 반면 해외 분거가족은 주로 학업(71.2%)이 이유였다.◆ 이혼 원인도 변한다이혼 원인은 가족 간 불화보다 경제문제나 성격차이로 인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실례로 통계청의 이혼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이혼 건수 12만 3999건에 대한 사유는 성격차이(5만 7801건), 경제문제(1만 7871건), 배우자 부정(1만 351건), 가족간 불화(9159건), 정신적.육체적 학대(6246건) 순으로 많았다.이를 9년 전인 2000년과 비교할 때 가족간 불화 비중이 감소하고 성격차와 경제문제로 인한 이혼 비중이 높아진 것이 두드러졌다. 가족간 불화로 인한 이혼 비중은 2000년 21.9%(2만 6195건)에서 2009년 7.4%로 떨어져 14.2%포인트나 낮아졌다. 반면 성격차이로 인한 이혼 비중은 2000년 40.2%에서 2009년 46.6%로 6.4%포인트 올라갔고, 경제문제로 인한 비중도 같은 기간 10.7%에서 14.4%로 3.7%포인트 상승했다.또 정신적.육체적 학대에서 발생한 이혼은 4.4%에서 5.0%로, 배우자 부정에서 발생한 이혼은 8.1%에서 8.3%로 각각 소폭 증가했다.전문가들은 핵가족화가 진전되고 삶의 질에 대한 욕구가 높아진 것이 이혼 세태의 변화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임호범 기자 lh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