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우리글] 정답을 '맞춰봐라-맞혀봐라' 바른말은?

2010-09-27     윤성국 기자
“내가 문제를 낼게, 맞춰봐라.” “내가 문제를 낼게, 맞혀 봐라.” 두 문장에서처럼 ‘맞히다, 맞추다’를 착각해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답을 알아맞히는 것은 ‘맞히다’를 사용하므로, ‘문제를 맞혀 봐라’가 바른 사용이다.‘맞히다’는 ‘맞다’의 사동형으로서 ‘맞게 하다’의 뜻이다. 따라서 ‘정답을 맞히다, 공기총을 표적에 맞히다’ 등으로 사용한다. 또한 눈 또는 비, 침이나 매, 도둑을 맞게 하다의 의미로도 사용된다. ‘비를 맞히다, 매를 맞히다’ 등등.그러나 ‘맞추다’는 ‘서로 꼭 맞도록 하다, 서로 닿게 하다, 기준이나 정도에 알맞게 하다, 마음에 들도록 하다, 옷을 맞추어 입다’ 등으로 사용되므로, ‘맞히다’와는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 ‘범인들이 서로 입을 맞추다, 부부가 서로 입을 맞추다, 약속 시간에 맞춰 도착했다’ 등으로 사용한다. 또 ‘일정한 대상을 비교해 살피다’의 의미도 가지고 있어 ‘답안지를 맞춰 보다’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맞히다’와 혼동해서는 안 된다. 답안지를 두고, 내가 푼 문제가 맞는 것인지를 서로 비교해 살피는 경우에 사용하는 것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사고를 부르는 시중 운전면허 학원의 부실면허 양산이 우려스럽다. 면허시험을 치르는 곳에서 ‘표시된 몇 번째 벽돌 앞에 차를 멈춰 핸들을 몇 바퀴 돌려라’는 공식이 웬 말인가. 이처럼 미리 정답을 준 다음 문제를 맞혀 보라는 식의 시험이 더 이상 진행될 수 없도록 관계기관의 점검과 지도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