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권 의료메카로 발돋움 선병원〉〈br〉 국내외 명의 영입 ··· 정형외과 전문병원 선언
한국형 인공관절 개발 FDA 승인 획득 ··· 척추관절 센터 '토털정형외과'로 개편
관절센터 20년간 중부권 수술 최고 성적 ··· 몽골·인도 등 해외 의료진 연수 잇따라
뼈에 관한 한 대한민국 최고를 자부하며 정형외과 세분화로 ‘토털정형외과’의 새 역사를 써나가는 병원이 있다. 흔한 척추전문이나 관절전문을 표방하는 대신 정형외과 전문병원을 선언한 이 병원은 지금으로부터 47년 전 ‘선정형외과의원’으로 개원한 이후 지방 의료법인의 성공모델로 자리잡은 대전 선병원 얘기다.
선병원은 정형외과가 모태가 된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인공관절시술 개발에 성공해 주목받았고, 전국적 명성의 명의들을 잇달아 영입, 뼈에 관한 모든 것을 토털케어할 수 있는 의료진을 구성했다.
정형외과 전문의이자 선병원 이사장인 선두훈 박사는 20여 년 이상 고관절 진료와 수술을 하면서 한국인의 체형에 맞는 인공관절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그는 국내 유수의 대학교수들과 개발작업에 들어간 지 8년 만에 무릎을 꿇거나 양반다리를 하는데 불편함이 없는 고굴곡 인공관절(무릎 140도, 고관절 135도 회전) 개발에 성공했다. 국내 최초로 개발된 한국형 인공 무릎관절은 안전성과 유효성을 공인받아 식약청 및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했고, 2010년에는 미국고관절학회로부터 ‘인공관절 표면처리기술’로 최고논문상을 수상, 기술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인공관절은 지난 50년간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서만 제조해왔고, 국내시장도 외국 거대기업들이 점유하고 있던 상황에 한국형 인공고관절은 국내 점유율 1위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하며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
◆국내·외 명의 영입, 탄탄한 협진체제 구축
개원 반세기를 맞은 선병원은 국내·외에서 이름난 명의들을 영입하고 척추관절센터를 토털 정형외과로 개편, 정형외과 분야에선 대한민국 최대·최고를 지향한다.
지난달 초 부임한 서울성모병원 출신 정형외과 전문의 이승구 박사는 소아정형, 골관절종양 분야 권위자로 30여 년 간의 교수직을 마무리하고 선병원 명예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대한골관절종양학회장, 대한수부외과학회장을 역임한 이 박사는 선병원이 연구중심병원으로 거듭나는 데 적잖은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선병원 정형외과는 어깨, 수부, 족부, 무릎, 고관절, 척추, 경추, 요추 등 완벽한 세부분과 전문시스템을 구축했다. 전재균 소장이 이끄는 관절센터는 최근 20년간 수술케이스 1만 9034건으로 중부권 최고 성공률을 자랑한다.
5명이 진료하는 척추센터(소장 임병철)는 신경외과, 재활의학과와의 협진을 원칙으로 한다. 세부질환에만 초점을 두고 진료하기에는 원인과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물리치료에도 독특한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담당의가 질환에 따른 일반적 치료가 아니라 환자 개개인에게 맞는 맞춤형 운동법을 순서와 횟수까지 직접 처방한다. 수술이나 비수술 치료를 받은 환자에게 가장 적절한 운동법을 제공, 최단기간에 통증을 완화하고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관절센터 소속 송인수 진료부장은 지난해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하버드의대 정형외과에서 연수하며 인공관절 수술법, 치료 후 관리 등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고 이를 실무에 접목시켰다. 전재균 관절센터 소장은 영국과 미국에서 미세인공관절술 등에 대한 연수를 마쳤다.
선병원에는 해외 의료진의 연수도 잇따른다. 지난 한 해 태국·중국·일본·인도 등에서 20여 명의 의료진이 장·단기 연수 및 수술 참관을 위해 선병원을 찾았다. 몽골 국립제3병원 의료진 4명은 심장내과 등에서 연수를 마쳤고, 인도 아폴로병원 정형외과 의사 3명도 임상연수를 했다.
이들 해외 의료진들은 선병원의 협진시스템, 체계적인 전문재활치료, 첨단의료장비 사용, 분과전문의(고관절·슬관절·어깨관절·수지접합·족부) 체제 등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선병원 암센터는 지난해 7월 유성구 지족동 국제검진센터 내에 첨단진료 환경을 갖추고 개원했다. 국제검진센터와 한 공간에 배치된 암센터는 암 검진과 치료를 원스톱으로 진행해 호응을 얻었다.
선병원 암센터에서는 매일 오전 7시 암·심장·뇌 전문의 통합 컨퍼런스가 운영된다. 중복 체크시스템을 통해 종합진단의 정확한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다. 통합 컨퍼런스에는 내과, 외과, 혈액종양내과, 방사선종양내과, 영상의학과, 재활의학과, 가정의학과 등 암과 관련된 과가 모두 참여한다.
암이 발견된 환자의 경우 빠르면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등으로 그 자리에서 치료계획이 세워진다. 얼마나 빠르게 질병에 접근했느냐가 완치의 성패를 가늠하기 때문이다. 암 환자들과 의료진은 그만큼 암 치료에 소비되는 시간을 줄이고, 쓸데없는 의료비 낭비 위험까지 낮추는 효과를 얻고 있다.
이처럼 검진센터와 암센터를 연계한 획기적인 협진 시스템으로 선병원의 암 등록환자가 급증했다. 실제 올 1~3월 암 등록환자는 38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1명)보다 3.8배나 급증했다. 암 종별로는 위암·갑상선암·유방암·간암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또 지난 7월 오픈한 국제검진센터와 암센터에서 암을 발견해 치료한 환자는 1000여 명이 넘는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