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백의 손짓 노르웨이〉 빙하의 속살로 채운 은빛 - 만년의 세월 녹아들었네
2013-10-09 하수철
‘아프니까 청춘이다’라고 베스트셀러가 되어 청년들에게 회자된다는 책의 제목이 주창하는 대로라면, 아픈 청춘끼리만 여행하겠다는 셈이다. ‘청춘예찬’하던 끊는 피, 열정은 간 곳 없고 자꾸 아프다고 신음하는 청춘만 남았나보다. 젊은이들이 그렇게 호락호락 나약하지 않을 텐데도 말이다.
중년, 장년, 그리고 노년으로 갈수록 더 아파진다. 아플수록 늙어가는 것이다. 몸과 마음 모두에서 그렇다. 그러니 모든 아픈 사람들아 같이 여행하는 동반자가 되면 정말 좋겠다. 세대 간 협력하면서 자연 속으로 들어가면 쉽사리 서로를 이해하고 겸허해 질 수 있어 너와 나의 아픔을 어루만져 줄 놀라운 치유력이 생기게 된다. 실제로 여러 여행지에서 이러한 변화를 경험하곤 하였다.
청춘 시절 시작한 직장에서 끊임없이 시달렸지만 곧 맞닥쳐올 조기 퇴직이나 은퇴. 가족을 부양하며 젖 먹던 힘까지 다했건만 식구들에게 조차 소외되는 중년이후의 사람들. 이 가을에 그들의 로망인 자유여행을 시도할 용기를 가지시라. 지치고 쑤시고 아픈 상태를 힐링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자. 해외가 아니면 어떠한가.
‘북쪽으로 가는 길’이란 의미의 노르웨이는 국왕이 있는 입헌군주제의 나라이다. 띠 모양의 해안 쪽을 조금 벗어나 내륙으로 들어서면 산악지대이다. 해안선은 내륙으로 200여km나 들어가는 피요르드를 형성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