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할망정’ ‘포기할 망정’ 바른말은?
2013-12-31 윤성국
‘망정’은 의존명사이면 앞의 말과 띄워 쓰고, 어미로 사용되면 앞의 말과 붙여 쓴다. 위의 예문은 ‘-ㄹ망정’의 형태로 사용된 ‘어미’이므로 ‘포기할망정’이 바른말이다.
‘망정’은 ‘의존명사’로 쓰이면 ‘(주로 어미 ‘-기에’, ‘-니’, ‘-니까’, ‘-어서’ 뒤에 쓰여) 괜찮거나 잘된 일이라는 뜻’을 나타낸다. 따라서 ‘삼십 분 일찍 출발했기에 망정이지 집에서 늦게 나갔으면 사고로 죽을 뻔했다.’, ‘늦게라도 돌아왔으니 망정이지 중대 전체가 비상이 걸렸을 게다.’, ‘부장님이 다음 주까지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하니 말이 됩니까? 제가 한 달 전부터 미리 준비했으니까 망정이지.’처럼 쓰면 된다.
‘-ㄹ망정’으로 사용되는 ‘어미’는 앞 절의 사실을 인정하고 뒤 절에 그와 대립되는 다른 사실을 이어 말할 때에 쓰는 연결 어미다. 앞 절의 사실은 가상의 것일 수도 있다. ‘비록 그러하지만 그러나’ 혹은 ‘비록 그러하다 하여도 그러나’에 가까운 뜻을 나타낸다.
따라서 ‘여행을 포기할망정 늘 술에 취해 지나가는 사람과 시비를 붙는 너와는 함께 갈 수가 없다.’ ‘좁은 사무실에서 근무할망정 더 이상 대출을 받을 수는 없다.’ ‘남루한 복장일망정 머리는 단정히 빗고 다녀라.’ 등이 적절한 표현이다.
2013년이 저물어간다. 비록 희망이 절망을 남기고, 더 이상의 희망이 사치처럼 느껴질망정 희망을 접어서는 안 된다. 희망은 품어야 내 것이 된다. 모두 희망찬 2014년을 간절히 소망한다.
<본사 상무/충남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