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중국경제와 관련된 도전과 응징

2014-03-14     이정호
이정호
목원대 산업정보언론대학원장

현재 한국경제는 중국경제와 관련하여 거센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한국경제의 중국경제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해외 교역량에서 줄곧 1위를 차지하던 미국이 중국에게 자리를 내어주었고, 이후 중국과의 교역량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어 중국에 대한 무역의존도가 갈수록 상승하고 있다. 중국경제에의 의존도 심화는 심한 경우 중국경제에의 예속화 우려로 이어지는 커다란 도전임에 틀림없다.

작년 우리나라 수출액은 5597억 달러였는데 대중 수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26.1%로 사상 최고였다. 지난 해 중국시장을 통해 벌어들인 무역흑자만 606억 달러로 전체 흑자 규모(442억 달러)를 크게 앞섰다. 그러나 현재 중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매년 9% 이상 성장했던 중국 경제가 2년 동안 7%대 성장에 그치고 올해도 그 전망은 밝지 않다.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는 한국 경제에 상당한 어려움과 큰 도전을 초래케 할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의하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 하락하면 한국의 총 수출액 증가율이 1.7% 하락하고 이는 다시 한국 경제성장률을 0.4% 하락하게 한다는 것이다.

중국과의 직접적인 교역 외에도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로 인한 간접적인 충격으로 인한 도전도 심화되고 있다. 최근 대부분의 신흥국들이 미국 연준의 양적 완화 축소(테이퍼링)로 인해 위기를 맞고 있다. 그 중 러시아와 브라질, 남아공과 같은 나라들은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 외에도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에도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

중국 경제 성장이 감소함에 따라 이들 국가에서 중국이 수입하는 원자재 수요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이들 국가에 대한 중국발 경제 충격은 간접적으로 우리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러한 여러 가지 간접적인 요인까지 고려하면 중국 경제 성장 둔화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도전의 파장은 생각보다 훨씬 광범위하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한국경제의 성장과 발전은, 중국 경제와의 관계로 파생되는 이러한 도전들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잘 응전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적인 역사학자 토인비는 도전과 응전(Challenge and Response)의 과정을 인류의 역사로 정의하였다. 외부의 도전에 효과적으로 응전한 문명이나 국가는 살아남아 번성했고, 도전에 대해 도피하거나 제대로 된 응전을 하지 못한 문명과 국가는 역사의 무대로 사라졌다는 것이다. 고대문명은 좋은 여건이나 자연환경이 주어진 곳보다는, 척박하고 힘든 자연환경이 있는 곳에서 시작됐다.

중국에는 양쯔강과 황허강이 중국 대륙을 가로질러 흐르고 있다. 양쯔강 유역은 온난하고 토양이 비옥하고, 강물의 흐름이 완만하여 농사짓고 살기에 아주 좋은 자연환경을 갖고 있다. 반면에 황허강은 겨울이면 혹독한 추위로 얼어붙고, 여름이면 해마다 범람하여 수많은 피해를 양산하곤 했다. 상대적으로 훨씬 불리하고 어려운 자연환경임에도 불구하고 고대중국문명이 발생한 곳은 양쯔강 유역이 아닌 황허강 유역이었다. 이는 척박하고 어려운 자연환경이라는 도전에, 고대 중국인들이 굴하거나 도피하지 않고 치열하고 효과적으로 잘 응전했기 때문에 세계적인 문명이 일어나게 됐다.

인접해있는 거대한 중국경제는 한국에게 양날의 칼과 같다. 한국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과 선진 일류국가로의 도약은 중국경제와의 밀접한 관계없이는 거의 불가능하다.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중국 경제와의 밀착은 분명 우리에게 큰 기회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한국 경제의 중국 경제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방지하기 위한 현명한 응전이 있지 않으면, 한국경제의 중국 경제의 예속화와 한국경제의 자생력 약화 및 쇠락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도전에 대한 응전으로 중국 경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중국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신흥시장의 발굴 및 진출이 절실히 필요하다. 또한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중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에 대비한 시나리오별 응전전략이 수립돼야 한다. 무엇보다 절실하게 선행되어야 할 것은 토인비가 지적한 바와 같이, 성공한 문명이나 국가에 필수 불가결한 요소인 창조적인 소수(Creative Minority)의 리더로서의 제대로 된 역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