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는 개미투자자 증가…우려 고조

증시 상승랠리 타고 싱용융자 받아 '묻지마 투자'…전문가들 "대단히 위험"

2010-11-11     김도운 기자
최근 코스피 지수가 상승하며 고공행진을 지속하자 빚을 얻어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여윳돈이 아닌 빚낸 돈으로 주식에 투자하는 수가 많아지면서 시장이 조정국면으로 접어들 경우 나타나게 될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마이너스통장이나 은행대출 등을 통해 투자금을 마련하기도 하지만 대개는 통상 90일간 증권사에서 단기로 대출해주는 신용융자 등을 이용하는 경우가 월등히 많다.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11월 들어 신용융자 규모는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해 6조 원에 임박한 상태다.주식시장이 달아오른 이후 증권사들은 고객 확보를 위해 앞 다퉈 금리를 인하하고 대출기한을 연장시켜 주는 등을 통해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어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신용융자를 비롯한 대출을 통한 주식투자가 확대되면서 무모하게 투자에 덤벼드는 개미들의 동반 몰락에 대한 우려감도 날로 커지고 있다. 건설사 직원 A 씨는 최근 주가가 급상승하는 국면이 이어지자 두 개의 마이너스통장에서 바닥까지 돈을 인출해 투식에 투자했다. 평소 주식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A 씨는 ‘상승국면일 때 눈 감고 쫓아가면 기본은 한다’는 친구 말만 믿고 승부수를 던졌다. 유통업체 직원 B 씨는 주식시장이 살아나고 있다는 보도를 접한 후 수년 전 해외펀드에 손을 댔다가 손실을 본 투자금을 회수하겠다는 각오로 재투자에 나섰다. 증권사간 경쟁에 힘입어 신용융자 금리가 대폭 인하된 만큼 이번에 참여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은 생각에 투자를 결심했다. 전업주부 C 씨도 친구들과 모여 주식투자에 대해 얘기하던 중 용기를 얻어 신용융자를 통해 투자의 길에 나섰다.이처럼 증시 랠리가 이어진 이후 빚을 얻어 주식에 투자하는 묻지마식 투자 패턴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전문가들은 특별한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상승 랠리가 나타난다고 해서 빚을 얻어 투자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임을 강조하며 투자자들의 신중을 주문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신용영업을 강화하는 바람에 개미들의 묻지마식 투자가 살아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며 “지난 2007년 7월 코스피지수가 2000을 넘어서면서 신용융자가 6조 원까지 올라갔다가 불과 한 달 만에 지수가 1600까지 밀리며 1조 원이 공중에 날아간 일이 있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