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국의 우리말우리글〉‘맛뵈기’ ‘맛보기’ 바른말은?
2014-07-21 윤성국
대형 마트에 가면 맛볼 수 있게 해놓고, 구매를 유도하는 시식 코너가 많다. 내가 살 식품을 직접 맛을 본 뒤에 구매 결정을 할 수 있으니 좋고, 판매자 입장에서도 품질에 자신이 있으니 직접 맛보고, 결정하라는 자신감의 표현이라 서로에게 괜찮은 마케팅 전략인 것 같다.
그런데 이때 맛보라고 내놓는 음식은 ‘맛뵈기, 맛배기, 맛보기’ 등 여러 가지로 불린다. 하지만 ‘맛보기’만 바른말이며, 나머지는 잘못 사용하고 있는 말이다.
‘맛보기’는 ‘맛을 보도록 조금 내놓은 음식.’을 뜻한다. 또한 ‘어떤 일을 본격적으로 하기 전에 시험 삼아 해 보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도 사용된다.
맛을 뵈는 음식이라 해서 ‘맛뵈기’라고 부르기도 하고, ‘그런 물건’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배기’를 맛에다 덧붙여 ‘맛배기’라고 사용해 온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맛보기’를 잘못 알아들었거나, 억지로 갖다 붙인 합성어인 셈이니 사용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시식 코너에서 맛을 보고 난 뒤에 맛이 있으면 사라고 내놓은 음식이나, 이웃집에 맛을 보라고 갖다 주거나 이웃집에서 가져온 음식 등 ‘맛을 보도록 조금 내놓은 모든 종류의 음식’은 모두 ‘맛보기’라고 하면 가장 적절하다.
내년부터 쌀 시장이 전면 개방될 예정이다. 맛보기 접하는 수준이 아니라 전면 개방이다. 농민을 위한 적절한 대책 마련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본사 상무/총괄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