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와 궁둥이, 같은 말일까요?〈br〉[윤성국의 우리말우리글]

2014-08-18     윤성국

엉덩이와 궁둥이는 같은 말일까? 다른 말일까? 둘 다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으나 분명히 다른 말이다.
‘엉덩이’는 ‘볼기’의 윗부분이다. 같은 뜻으로 ‘둔부(臀部)’가 있고, 영어로는 ‘히프(hip)’가 있다. ‘궁둥이’는 ‘볼기의 아랫부분. 앉으면 바닥에 닿는, 근육이 많은 부분’을 말한다. 또한 ‘옷에서 엉덩이의 아래가 닿는 부분.’을 뜻한다.

이쯤 되면 ‘볼기’를 알아야 할 듯하다. ‘볼기’는 ‘뒤쪽 허리 아래, 허벅다리 위의 양쪽으로 살이 불룩한 부분.’을 의미한다.

셋의 의미를 풀어보면 분명한 구분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윗부분이 ‘엉덩이’고, 아랫부분이 ‘궁둥이’며, ‘볼기’는 ‘엉덩이’와 ‘궁둥이’를 합친 모두를 뜻하는 말임을 알 수 있다.

이 외에도 엉덩이의 살이 두둑하고 넓적한 부분을 ‘엉덩판’이라고 부르며, 볼기를 낮잡아 이르는 ‘볼기짝’도 있다. 궁둥이의 좌우 두 짝을 이르거나 ‘궁둥이’를 속되게 이르는 말 ‘궁둥짝’도 있다.

사람의 엉덩이, 주로 여자의 것을 속되게 말할 때에는 ‘방둥이’라고 한다. 더불어 소나 말 등 길짐승의 엉덩이를 ‘방둥이’라고 한다. 짐승의 것은 반드시 사람과 구분해 ‘방둥이’라고 부르면 격이 있을 것 같다. 흔히 엉덩이나 궁둥이를 ‘방뎅이’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방뎅이’는 특정 지역 방언이다.

사실 볼기에 선이 그어져 있는 것도 아니고, 정확히 구분하기도 힘들다. 더구나 관용구에 한정되긴 하지만 ‘엉덩이(궁둥이)가 무겁다.’처럼 둘 다 같은 뜻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의미가 구분돼 있는 만큼 분명한 뜻을 알고 써야 한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로 예금 금리가 1%대로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자 소득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궁둥이 해어진 옷을 입어야 될 듯하다.

<본사 상무/총괄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