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국의 우리말 우리글〉 '도찐개찐' 바른말?
'도긴개긴'으로 써야 바른 말
2015-01-26 윤성국
‘보고서를 열 매 제출하라고 했는데, 여기는 한 장, 저기는 두 장 써왔으니 모두 도찐개찐이다.’‘도토리 키 재기’란 말이 있듯, 비슷비슷하거나 그만그만한 것을 이를 때 위 글처럼 ‘도찐개찐’을 쓰거나 ‘도낀개낀’이라고 쓴다. 그러나 둘 다 사전에 없다. 바른말이 아니다.
위의 글은 ‘도긴개긴’이라 써야 옳다.
‘긴’은 ‘윷놀이에서 자기 말로 남의 말을 쫓아 잡을 수 있는 거리.’를 뜻한다. 따라서 윷놀이에 사용되는 ‘도, 개, 걸, 윷, 모’를 적용하면 ‘도 긴’은 ‘도’가 한 칸이므로, ‘도’로 잡을 수 있는 한 칸 거리를 말하며, ‘개 긴’은 ‘개’가 두 칸이므로, ‘개’로 잡을 수 있는 두 칸 거리를 뜻한다.
즉 ‘도긴개긴’은 ‘한 칸으로 잡을 수 있고, 두 칸으로도 잡을 수 있는 거리’이니 큰 차이가 없거나, 둘 다 비슷한 경우를 빗대어 말하고자 할 때 사용하면 된다. 윷놀이에서는 ‘도’와 ‘개’가 가장 흔히 나오므로, 실제로 둘은 가치가 비슷하다.
‘도찐개찐’은 ‘진’이 ‘긴’의 충청도 방언이므로 ‘도 진 개 진’이 사용되면서 ‘진’이 된소리로 변한 것으로 추정된다. 구수한 충청 지역 사투리로 기억하려면 ‘도진 개진’정도로 기억을 하자. 그러나 ‘도찐개찐’은 바른말이 아니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국무총리로 발탁됐다. 과거 총리와 비교해 ‘도긴개긴’이라는 평가 대신 ‘역대 가장 훌륭한 총리였다.’는 평가를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본사 상무/총괄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