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人〉자유학기제에 거는 기대
김도운 충남본부 취재 부장
2015-02-06 김도운
지난해 시작된 중학교 자유학기제가 올해는 시행 대상을 대폭 확대하고 내년부터 전국 모든 중학교로 확대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교육관련 기관청사 곳곳에 붙은 자유학기제 홍보용 포스터를 보고 관심을 갖게 됐고, 이런 저런 경로를 통해 내용을 파악해보니 오래 전부터 내가 그토록 희망했던 형태의 교육제도란 사실을 알게 됐다. 더구나 당장 올해 중학생 학부모가 되는 입장에서 자유학기제의 시행이 얼마나 반가운지 모르겠다.
이런 와중에 정부가 나서 교육 프로그램의 변화를 통해 한정된 시간이지만 청소년들에게 꿈을 펼칠 기회를 제공하고 다양한 체험의 기회를 부여한다니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다. 자유학기제가 성공적으로 정착해 우리 아이들이 다채로운 경험을 하고 끼를 발산하며 평소 등한시했던 교우관계도 두텁게 하는 기회를 마련했으면 좋겠다. 진정한 마음으로 자유학기제의 안착과 성공을 기원한다.
하지만 시행을 위한 준비가 소홀했다고 지적하며 자유학기제가 실효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앞세우는 이들도 많다. 기반이 미흡해 한정된 진로직업체험 활동에 편중된 프로그램이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는 걱정을 하는 이들도 있다. 자유학기제 시행 이후 주당 총 수업시수가 증가하는 등의 후유증을 염려하는 학생과 학부모도 많다. 제도 시행 초기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문제점을 지적하는 사례는 부지기수이다.
학업에 차질이 생길까 우려하는 학부모도 많다고 들었다. 일부 학부모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되고 학업의 부담에서 벗어나는 자유학기야말로 사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여기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자유학기제도의 참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데서 비롯됐다고 여겨진다. 이런 식으로 ‘내 아이는 이 기회에 오히려 사교육을 통해 부족한 학력을 신장 시키겠다’는 이기심을 앞세운다면 자유학기제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자유학기제를 성공시키려면 ‘고교 평준화’ 가 정착돼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대학 서열화’의 병폐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을 하는 교육 전문가도 있다. 시범학교 단계에서 현장 교사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강행해 실패의 쓰라림을 맛본 박정희 정권의 ‘책가방 없는 날’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충언도 있다. 이래저래 자유학기제는 격려와 기대감만큼이나 걱정과 우려도 많아 보인다. 하지만 실패가 무서워 시작하기도 전부터 포기할 수는 없는 일. 한국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꿀 자유학기제의 성공을 위해 사회 구성원 모두가 열렬한 애정과 관심을 보여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