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국의 우리말 우리글〉‘까탈스럽다’ 바른말?
2015-03-02 윤성국
흔히 사용되는 ‘까탈스럽다’이지만 바른말이 아니다. ‘까다롭다’가 바른말이다.
형용사 ‘까다롭다’는 ‘조건 따위가 복잡하거나 엄격하여 다루기에 순탄하지 않다, 성미나 취향 따위가 원만하지 않고 별스럽게 까탈이 많다.’를 뜻한다. 따라서 위 글은 ‘까다롭다, 까다로운지’를 써야 옳다.
‘까탈스럽다’로 잘못 사용되는 것은 위 풀이에도 있듯 ‘가탈’의 센소리 ‘까탈’ 때문으로 풀이된다. 명사 ‘가탈’은 ‘일이 순조롭게 나아가는 것을 방해하는 조건, 이리저리 트집을 잡아 까다롭게 구는 일.’을 뜻한다. ‘결재만 가면 가탈(까탈)을 부려 정말 힘들다, 인허가 과정에는 가탈(까탈)이 생기기 마련이다,’처럼 사용한다.
그래서 센소리 ‘까탈’에 ‘그러한 성질이 있음’의 뜻을 더하고, 형용사를 만드는 접미사 ‘~스럽다’를 붙여 ‘까탈스럽다’를 많이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립국어원은 표준어규정 제25항 ‘의미가 똑같은 형태가 몇 가지 있을 경우, 그 중 어느 하나가 압도적으로 널리 쓰이면, 그 단어만을 표준어로 삼는다.’는 규정에 따라 ‘까다롭다’만을 표준어로 선택한 것이니 어쩔 수가 없다. 하지만 ‘까탈스럽다’가 ‘까다롭다’만큼 많이 사용되고 있어 과연 ‘까다롭다’가 홀로 표준어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성적 자기 결정권과 전통적 가정의 가치관 사이에서 결론을 내리기 까다로웠던 ‘간통죄’가 폐지됐다. 이런저런 말이 무성하지만 중요한 것은 법이 아니라 부부간 마음이다. <본사 상무/총괄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