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국의 우리말 우리글]‘얼만큼, 얼마큼’ 바른말은?

2015-03-30     윤성국

‘자기는 나를 얼만큼 좋아해?’ ‘하늘만큼, 땅만큼.’
유치하게 들리겠지만, 연인들이라면 상당수가 이 정도 질문은 던져봤을 듯싶다. 그러나 연인들은 물론이며,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많이 사용하고 있는 ‘얼만큼’은 바른말이 아니다. ‘얼마큼’이 바른말이다.
‘얼마큼’은 ‘얼마만큼’의 준말이다. ‘얼마’는 그대로 살아있고, ‘만큼’이 ‘큼’으로 줄어들어, ‘얼마큼’이 된 모양새다.

‘얼마만큼’은 ‘(의문문에 쓰여) 잘 모르는 수량이나 정도, 정하지 아니한 수량이나 정도, 뚜렷이 밝힐 필요가 없는 비교적 적은 수량이나 값 또는 정도.’를 뜻하는 명사 ‘얼마’에 ‘(체언이나 조사의 바로 뒤에 붙어) 앞말과 비슷한 정도나 한도임’을 나타내는 격조사 ‘만큼’이 붙어 만들어졌다.

조사일 때는 ‘축구공만큼 크다.’, ‘운동장만큼 넓다.’처럼 붙여 쓰면 되지만, 의존명사일 때는 ‘밤을 새워 공부한 만큼 합격할 것이다.’, ‘돈을 돌려준 만큼 아무런 일도 없을 줄 알았다.’처럼 띄워 쓴다.
‘안심전환대출’의 인기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러나 가계 빚을 줄여보려는 정부의 의도가 얼마큼 이루어지는지, 또 빗나가는 것은 아닌지 부작용을 잘 살펴야 할 때다.

<본사 상무/총괄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