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의 생명수, 도랑을 살리자(19)] (16)금산 하어둥굴마을

맑은 물길 따라 돌아온 송사리떼

2015-10-05     김도운 기자

 

금산 읍내와 맞닿아 있는 음지리는 금산의 상징적인 산인 진악산 바로 아래 자리 잡았다.

금산의 가장 상징적인 진악산에서 발원한 맑은 물이 흐르던 음지2리 하어둥굴마을은 언제부터인가 퇴적물이 쌓이고 그 위에 수풀이 우거져 어디가 도랑인지 모습을 알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물이 어디로 흐르는지도 모르니 물이 맑은지 탁한지도 알 수 없는 것은 당연했다.

지난 2013년 마을 주민들은 도랑을 살려보기로 마음먹고 충남도가 벌이는 도랑 살리기 사업 대상에 신청서를 접수했다.

금산군의 협조 아래 하어둥굴마을 도랑은 지원 대상으로 선정이 됐고 도비와 군비 각 3000만 원씩 모두 6000만 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500m의 도랑을 정비하는 사업이었지만 도랑 폭이 넓고 정비해야 할 대상이 많아 타 사업지보다 2배 많은 6000만 원의 예산을 확보할 수 있었다.

도랑 살리기 사업은 4월부터 12월까지 8개월에 걸쳐 진행됐다.

4월부터 6월까지는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선진지 견학 등의 일정을 진행했다.

도랑을 어떤 형태로 살려낼 것인가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졌고, 실천결의대회도 가졌다.

물리적인 공사와 도랑 내외부의 정화활동도 같은 기간에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졌다.

오염된 퇴적물을 모두 걷어낸 215㎡에 자연석을 깔았고 46m 구간의 제방에는 자연석을 쌓았다.

정화작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도록 전체 549m 구간 곳곳에 여울과 무넘이 등을 만들어 자정기능을 높이도록 했다.

마을 주민 30여 명은 자발적으로 정화의 날을 정해 한데 몽 퇴적물 준설과 넝쿨 제거, 쓰레기 수거 등의 활동을 벌였다.

이런 노력 끝에 잡초로 우거졌던 도랑은 맑은 물이 연중 흐르는 생명수로 모습을 바꿨다.

넝쿨과 잡초가 우거진 채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도랑이 제 모습을 드러내고 맑은 물속에 송사리가 사는 곳으로 변하자 주민들은 탄성을 쏟아냈다.

맑은 물이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의 모습을 보면서 마을에 대한 애정이 더욱 커진 것은 당연한 일이다.

마을 도랑 지킴이 주연기 씨는 “도랑을 살려내고 나니 마을을 살려낸 기분이다. 모두 같은 마음일 것이다”라며 “이번 사업을 통해 주민들의 환경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김도운 기자 8205@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