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의 생명수, 도랑을 살리자 (22)] (19)서산 팔봉면 어송리
도랑 옆에 정자…주민 모임터 역할
2015-10-15 김도운 기자
서산과 태안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팔봉면 어송리는 서해 명산 팔봉산이 있는 마을이다.
감자의 유명 산지인 이 마을 일대는 농경지가 많아 농약과 비료의 사용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어송리 주민들은 마을 도랑을 살려내기로 해 도랑살리기 사업 신청을 했고, 최종 선정돼 충남도와 서산시로부터 각 1500만 원씩 모두 3000만 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제일 먼저 주민들은 도랑 준설공사부터 시작했다.
퇴적물을 걷어내고, 돌다리를 설치하고, 도랑 주변에 옹벽을 축조했다.
대대적으로 주민들이 참여해 잡초를 제거했고, 쓰레기도 말끔하게 치웠다.
마지막으로 화룡점정 차원에서 도랑 옆에 정자를 지었다.
이렇게 도랑을 정비하고 나니 마을 전체가 몰라보게 말끔해졌고, 동네 주민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 자연스럽게 조성됐다.
잡초와 자목이 우거져 방치했던 도랑이 마을 주민들의 모임터가 됐으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었다.
주민들은 도랑을 잘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앞세워 2차례에 걸쳐 전체 주민들이 참여하는 환경교육도 실시했다.
한 번 교육을 할 때마다 평균 60여 명의 주민이 참여해 다른 어떤 마을보다 월등히 높은 참여율을 보였다.
도랑살리기 사업을 마친 기념으로 마을회관에서 잔치를 겸한 도랑지키기 실천 다짐대회를 갖기도 했다.
이처럼 높은 주민들의 참여 속에 도랑은 완벽한 생태하천의 모습을 되찾았고 팔봉산을 등산하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오는 등산객들도 쉬어갈 곳이 생겼다.
어송리 도랑살리기는 도내 어느 마을보다 높은 주민 참여 속에 진행됐다.
작업을 할 때든 교육을 할 때든 언제나 주민참여는 대성황을 이뤘다.
도랑 옆에 마을 주민들의 모임터이자 쉼터인 정자를 신축한 것도 이 마을 사업이 다른 마을과의 차별성이다.
도랑을 살려내고 난후 주민들간 친목은 더욱 두터워졌다.
문건동 마을 도랑지킴이는 “작업을 할 때나 교육을 할 때나 많은 주민들이 참여해 도와 시로부터 모범 마을이란 평가를 자주 들었다”며 “도랑을 살렸지만 마을이 살아났다”고 기쁨을 보였다.
김도운 기자 8205@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