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의 생명수, 도랑을 살리자 (27)] (24)당진 삼웅2리

맑아진 도랑, 마을 경쟁력이 됐다

2015-11-02     김도운 기자

 

당진은 충남에서 가장 빠르게 산업화가 진행되고 있고 더불어 개발이 가속되고 있는 지역이다.

개발이 주로 해안가 지역 위주로 이루어지다보니 내륙 쪽에 위치한 면천은 송악이나 신평 등지와 같이 활발한 도시화가 이루어지는 곳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 지역도 개발 압력이 거세 언제 어느 때 도시화의 손길이 뻗칠지 알 수 없는 곳이다.

삼웅2리는 당진대전고속도로 면천IC와 인접한 지역에 자리 잡고 있는 마을이다.

전형적인 농촌의 모습을 간직한 이 마을은 과거에는 맑은 물이 흐르는 도랑을 갖고 있었지만 무관심과 방치 속에 도랑은 생명력을 잃어갔다.

마을 주민들은 당진시와 충남도에 도랑살리기 사업을 신청했고, 대상지로 선정돼 3000만 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이를 통해 130m에 이르는 마을 도랑을 정비하기 시작했다.

마을 주민들이 나서자 당진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적극 나서 마을의 도랑살리기를 돕기 시작했다.

우선은 하상 퇴적물을 걷어내는 일부터 시작했다.

그리고는 미나리와 창포 등 자체 정화작용을 하는 식물들을 도랑 옆에 심었다.

도랑에 너울을 만들고 철평석을 깔아 빨래터도 복원했다.

잡풀만 무성했던 도랑은 어느새 환한 모습으로 변해 마을 주민들의 쉼터가 됐다.

복원된 도랑을 지켜내고 마을 환경을 가꾸는 것은 자신들의 몫이라는데 뜻을 같이한 마을 주민들은 2차례에 걸쳐 외부 환경전문가를 마을로 초청해 환경교육을 이수했다.

그러면서 환경에 대한 소중함을 깨달았고, 어렵게 살려낸 도랑을 아름다운 모습으로 줄곧 지켜나갈 것을 결의했다.

삼웅2리의 도랑살리기 성과는 인근 마을로 소문이 났다.

도랑을 살려내 마을 전체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모했다는 소문을 듣고 주변 마을에서 손님들이 끊이지 않았다.

방치됐던 오염 도랑이 옛 모습으로 복원되면서 마을의 경쟁력을 높이는 자원이 된 것이다.

2013년 4월부터 12월까지 8개월에 걸쳐 이루어진 마을 도랑살리기 사업은 주민들의 애향심을 드높이는 계기가 됐음은 물론 마을공동체가 힘을 모으면 무슨 일이라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했다.

주민들은 “도랑 정비한다고 뭐가 달라질까 싶은 마음이었으나 막상 도랑을 정비하고 나니 예상했던 것보다 월등히 큰 소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어렵게 복원한 우리의 도랑을 잘 지켜내 후손대대로 물려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도랑살리기 사업에 대해 평가했다.

김도운 기자 8205@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