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국의 우리말 우리글] 대단원의 막을 올리다?

2016-01-11     윤성국 기자

대규모 행사 또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 행사 등을 언급할 때 ‘대단원(大團圓)’을 사용해 ‘대단원의 막이 올랐다, 대단원의 막을 올렸다’처럼 사용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대단원’까지 붙이고 나니 거창하고, 큰 의미를 지닌 행사로 들리지만 잘못 사용한 말이다. ‘대단원’은 막을 올릴 때가 아니라 막을 내릴 때에만 써야 한다.

‘대단원’을 살펴보자. ‘대단원’은 ‘어떤 일의 맨 마지막, 맨 끝’ 또는 ‘연극이나 소설 따위에서, 모든 사건을 해결하고 끝을 내는 마지막 장면’을 뜻한다.

그런데 일을 시작, 출발을 의미하는 ‘막이 오르다 또는 막을 올리다’와 함께 ‘대단원’을 사용한다면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을 억지로 같다 붙인 것에 불과하다. 축제나 행사가 끝이 나는 마지막 순간을 언급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처럼 써야 옳다. 대개 ‘대단원’의 의미를 잘 모르다 보니 이와 같은 실수가 나타나는 것이다.

그래서 ‘주인공이 생을 마감함으로써 연극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불꽃놀이가 화려했던 백제문화제의 대단원을 장식했다, 영원할 것 같았던 무소불위의 권력이 드디어 오늘 대단원을 맞게 됐다.’처럼 사용하면 된다. ‘대단원’은 ‘대미(大尾)’와 같은 뜻으로 쓰인다. 하지만 ‘대미’는 ‘맨 끝’으로 순화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북한의 핵실험이 2016년 시작을 흔들고 있다. 한반도를 긴장으로 몰고 가는 독재 정권이 대단원의 막을 내리고, 통일이 되는 그날을 기대한다. <본사 상무/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