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천우, 악천후’ 바른말은?
2016-03-07 윤성국 기자
비바람이 심하거나 우레가 치는 등 날씨가 고약하면 흔히 ‘날씨가 아주 나쁘다’는 의미로 ‘악천우(惡天雨)’를 쓴다.
‘악천우로 경기가 중단됐다, 악천우 때문에 등반대회를 취소한다’ 등으로 잘못 사용하는 경우다. 주로 비가 오는 좋지 않은 날씨를 빗대어 쓰는 경우로 보이는데, ‘기후’를 의미하는 ‘후(候)’를 ‘비’를 뜻하는 ‘우(雨)’로 착각해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주 나쁜 날씨’를 뜻하는 ‘악천후(惡天候)’를 써야 바른말이다. 국립국어원은 ‘악천후’를 ‘거친 날씨’로 순화할 것을 권하고 있다.
바람과 비에 관련된 것을 하나씩 살펴보자. 가장 약한 바람은 풍속계도 돌지 않는 ‘실바람’이며, 가장 센 바람은 ‘싹쓸바람’이다. ‘싹쓸바람’은 기상청에서 사용하는 풍력 계급 12의 가장 강한 바람이며, 풍속 32.7m/s을 웃돌아 육지에서는 보기 드문 엄청난 피해를 일으키고 바다에서는 산더미 같은 파도를 일으킨다.
비에 관한 우리말에는 가장 약한 비라고 할 수 있는 ‘안개비’에 이어 안개비보다는 조금 굵고 이슬비보다는 가는 ‘는개’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 중에서 ‘물을 퍼붓듯 세게 내리는 비’를 ‘억수’ 또는 ‘악수’라 하니 가장 굵게, 세게 내리는 비를 ‘억수’나 ‘악수’라 부르면 맞을 듯싶다.
병원 응급실 폭력이 문제다. 비 많이 오는 악천후에 먼지 나듯 팰 수도 없고, 공권력의 엄정한 집행이 열쇠다. <본사 상무/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