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지럼 피우다?
2016-04-04 윤성국 기자
간지럼을 많이 타는 사람에게 ‘간지럼’은 여간 견디기 힘든 일이 아니다. 그런데 상대를 간지럽히는 장난을 ‘간지럼 피우다’로 쓰는 경우가 많다. 이때 사용하는 바른말은 ‘간지럼 태우다’이다.
‘태우다’를 살펴보자. ‘태우다’는 ‘부끄럼이나 노여움 따위의 감정이나 간지럼 따위의 육체적 느낌을 쉽게 느끼다.’를 뜻하는 ‘타다’의 사동사이다. 부끄러움이나 노여움, 간지럼을 느끼는 ‘타다’와 달리 ‘누군가를 부끄러움이나 노여움, 간지러운 느낌을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그래서 누군가를 간질이는 것을 '간지럼 태우다’로 표현하는 것이다.
‘피우다’는 ‘(일부 명사와 함께 쓰여)그 명사가 뜻하는 행동이나 태도를 나타내다.’를 뜻한다. ‘게으름 피우다, 소란을 피우다, 고집 피우다, 바람피우다’처럼 사용한다. 누가 누구를 어떻게 만든다는 개념과 전혀 다른 한 사람의 행동이나 태도를 뜻하는 것임을 기억해 두면 구분이 쉽다.
각종 분쟁 등으로 인한 법적 다툼에 대비해 증거를 마련해 두는 녹취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 서로 간지럼 태우던 친한 사이도 언제 적이 될지 모르는 것이 요즘 세태이긴 하지만 왠지 씁쓸하다. <본사 상무/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