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업을 재개하면서
김복중 세무회계사무소 대표
2016-04-29 금강일보
공무원이라면 대부분 그렇겠지만 필자 또한 20대 초반에서 40대 후반까지 인생의 황금기를 세금쟁이로 보냈다. 숫자만 들어가도 골치 아파하는 사람도 있는데 보면 볼수록 어렵고 난해한 끝맺음으로 일반인들은 읽어 볼 엄두도 못내는 세법을 세금계산과 함께 다루어 왔으니 그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필자 역시 오십이 가까운 나이에 국세청에서 명예 퇴직하여 세무사 사무소를 개업했고, 5년 만에 사무장 포함 직원 7명에 자가 사무실 시대를 열었으니 대단한 성장이었다. 그러나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건강에 대한 리스크를 체크하지 못한 것이 나의 큰 실수였다. 그 대가로 3년 전 대학병원에서 대장암 수술을 받아야 했고 의사의 항암치료 권유를 뿌리치고 바로 산골로 들어가 투병생활을 시작했다. 다행히 자연 속에 파묻혀 생활한 것이 도움이 되었는지 다시 세무사 일에 전념할 수 있게 되어 무척 다행으로 생각한다.
헤어나올 수 없는 나락으로 계속 떨어지는 것만 같아 안타깝고 또 안타까웠는데 이렇게 건강을 되찾고 보니 세상을 보는 눈도 전보다 좋아진 것 같다. 그래서인데 이제부터라도 세무사 일을 즐기면서 해 나가고 싶다. 지금 와서 골치 아프다고 세무사업 대신에 다른 직업을 택하고 싶어도 마땅한 자리가 없지 않은가. 내 평생 업으로 삼은 직장인데 즐기면서 일하고 싶다.
주위를 둘러보면 즐기면서 일을 하는 세무사는 몇몇뿐이고 대부분의 세무사는 힘겨워하는 것 같다. 하기야 내 주위에도 세무사를 개업했다가 3년도 버티지 못하고 최근 문을 닫은 세무사도 있다. 직장이든 사업이든 즐거워야 한다. 무슨 일이든 즐기는 자는 못 당하는 법이다.
- 국세청 본청 및 대전지방국세청 외 일선세무서 30년 근무
- 국세동우회 부회장
- 한국회계정보학회 부회장
- 한국문인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