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부동산시장 분석] 달아오른 분양시장 '깐깐해진 대출 심사' 이겨낼까

2016-05-02     박길수 기자

올해 충청권 부동산시장은 이달부터 적용 중인 ‘가계부채 관리방향 및 은행권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의 영향력에 따라 기상상태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겨울 비수기를 지난 봄 성수기엔 나름 호조세를 보였다. 봄 분양시장은 청약열기를 이어갔으며, 주택매매시장은 세종을 중심으로 가격상승 폭이 커져 지역별 등락이 뚜렸했다.

하지만 5월부터 대출자의 상환능력에 따라 대출금액이 정해지는 이번 가이드라인은 소득심사를 강화해 가계부채를 줄이겠다는 목적 때문에 다소 주택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새롭게 적용되는 주택담보대출은 ‘담보능력’ 심사 위주였던 기존 은행권 대출심사를 소득에 연계한 ‘상환능력’ 심사로 바꾼다는 것이 골자다.

 

주택담보대출은 비거치식·분할상환을 원칙으로 한다.

분할상환 대출이 우선 적용되는 조건은 ▲신규 주택구입용 대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이 60%를 초과하는 고부담대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담보물건이 해당건 포함 3건 이상인 경우 ▲소득산정시 신고소득을 적용한 대출 등 크게 4가지다.

이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 대출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만기 일시상환 대출이나 거치식 대출을 할 수 있다.

▲봄 분양시장 청약성적표 우수
겨울 비수기를 지난달 4일 청명(淸明) 이후 펼쳐진 봄 분양시장은 지난해와 비슷한 청약열기를 이어가 하반기에도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4·13총선 선거운동 기간에 모델하우스를 오픈하고 분양에 나선 대전 서구 갈마동 ‘갤러리휴리움’, ‘힐스테이트 세종 3차’, ‘중흥S-클래스 에듀마크’ 등은 사실상 청약 1순위에서 모든 주택형이 마감되는 등 비교적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아파트 가격변동률 지역별로 등락 심해
올해 들어 지역 아파트 가격은 지역별로 등락이 엇갈리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25일부터 올해 3월 31일 사이 충청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세종만 나홀로 오르고, 대전과 충남·북은 떨어졌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5일부터 올해 3월 31일 사이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0.29% 상승했다. 기반시설 조성으로 거주환경이 개선된 가운데 중촌동과 아름동, 한솔동, 도담동 등 공공기관이 밀집한 정부세종청사 주변 아파트 단지가 상승을 주도했다.

대전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은 0.11% 하락했다. 최근 2개 분기 연속 상승했으나, 흐름이 이어지지 못하는 모양새다.

충남은 이 기간에 -0.30%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산업단지가 밀집한 천안시(-0.50%)가 하락했고, 주거단지가 밀집한 아산시(-0.19%)와 철강산업이 발달한 당진시(-0.09%)도 하락했다.

2개 분기 연속 하락한 충북(-0.21%)은 약세흐름이 뚜렷했다.

음성군(-1.00%), 청주시(-0.23%), 제천시(-0.18%) 순으로 하락했다. 음성군에 위치한 LH 이노밸리(1074세대), 명운네스트빌(348세대), 부영사랑으로(392세대) 등 중대형 가격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인구 유입 전세값 비례
세종시 유입인구가 늘면서 전세수요가 많아져 지난해 12월 25일부터 올해 3월 31일 사이 세종의 아파트 전셋값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분양아파트의 입주가 시작돼 물량이 늘어난 충남과 충북은 가격조정이 이뤄지면서 하락했다.

부동산114가 올해 1분기 전국 권역별 아파트값과 전셋값 동향을 분석한 결과 세종의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12월 25일부터 올해 3월 31일 사이 2.68% 상승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세종은 직전 분기(1.84%) 대비 상승 폭이 커졌다.

이전한 공공기관의 행정기능 강화로 유입인구가 늘어나고, 기반시설이 갖춰지면서 주거환경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입주물량 감소로 단기 초과공급 우려감까지 낮아지면서 임대차 시장도 대기수요가 활발하게 움직이는 모양새다.

정부세종청사와 인접한 1생활권 내 아름동, 고운동, 중촌동 아파트 단지의 상승이 두드러졌다.

충남은 이 기간에 분기 기준으로 28개 분기(약 7년) 만에 0.22% 하락했다. 장기간 상승한 피로감에 따라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계룡시(-0.79%), 천안시(-0.28%), 당진시(-0.22%), 아산시(-0.05%), 논산시(-0.01%) 등이 하락했다.

▲ LH 아파트 공급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공공분양 아파트는 민간건설사의 아파트보다 분양가가 저렴해 주택 수요자의 관심이 높다.

5월 봄 분양시장이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LH는 이달 세종시 3-3생활권에서 공공분양아파트 1522세대를 분양한다.

3-3생활권 M6블록에 들어서는 이번 분양단지는 전용면적 59㎡ 1164세대, 64㎡ 15세대, 75㎡ 237세대, 81㎡ 6세대, 84㎡ 100세대 등으로 구성됐다.

면적은 7만 6922㎡, 건폐율 17.77%, 용적률 177.87%이다.

3생활권은 세종시청과 교육청, 국책연구기관 등이 입주를 끝냈고 시의회와 법원, 검찰청, 세무서 등도 들어설 예정이다.

대전에서는 8월경 대신2지구에서 1981세대가 공급될 예정이다. 대신2지구는 동구 대동, 신안동, 신흥동, 인동 일원 11만 3000㎡(3만 4000평) 규모의 주거환경개선 사업으로 총 2개 블록에 1981세대(공공임대 5년 406세대 포함)가 들어설 계획이다. 공공분양 물량은 1, 2블록에서 1575세대가 분양된다.

충남에서는 9월경 공주월송지구 A2블록에 공임리츠 707세대가 공급된다.

공주월송지구는 공주시 금흥동, 월송동 일원 49만 3000㎡(14만 9000평) 규모로, 총 4016세대 들어서며 이 가운데 LH 아파트는 2055세대로 51%를 차지한다.

박길수 기자 bluesky@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