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우리글] 안주일절? 안주일체?

2011-05-09     윤성국 기자
주당들이 2차 3차 술자리를 옮기다 보면 빠지지 않고 들르는 포장마차나 선술집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말이 있다. ‘꼼장어, 고갈비, 낙지볶음 등 안주일절’이라는 글이 메뉴판에 등장한다. 술집 주인장이 ‘우리 집에는 메뉴판에 적혀 있는 이런 저런 안주가 많이 있으니 많이 주문하세요’ 라는 뜻이니 이때는 ‘안주 일절’이 아니라 ‘안주일체’가 옳다.‘切’은 ‘끊을 절’과 ‘모두 체’ 두 가지 뜻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一切’은 ‘일절’과 ‘일체’로 읽는다. 음훈에서 보듯이 일절과 일체는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가려서 써야 하는데 일절과 일체를 혼동해 거꾸로 쓰는 경우가 흔하다.‘일절’은 ‘부사’로서, 아주. 도무지. 전혀. 결코 등의 뜻을 가지고 있으며, 사물을 부인하거나 행위를 금할 때 쓴다. 즉 부정적인 문장에서 사용돼야 한다. ‘어제 저녁 교통사고에 대해서는 일절 말이 없었다, 그 문제는 나와 일절 관계가 없습니다. 금연을 약속 했으니 담배는 일절 피우지 않겠습니다’ 등으로 쓴다.‘일체’는 ‘명사’일 때는 ‘모든 것. 온갖 사물’의 뜻, 부사일 때는 ‘통틀어서, 모두’의 뜻이다. ‘소지품 일체를 조사하다, 술값만 내시면 안주 일체가 무료입니다, 골프용품 일체가 구비돼있습니다’ 등으로 사용된다.영업정지 이전에 특정고객의 돈을 인출하도록 하는 등 저축은행의 도덕성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고객 기만행위가 일절 발생하지 않도록 이번 기회에 단단히 고삐를 죄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