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서 헌혈후 의식불명 대학생 '뇌사 판정'
장기기증 생명나눔 '감동'
충북 청주에서 헌혈한 뒤 쓰러져 의식불명에 빠진 20대 대학생이 결국 뇌사 확정 판정을 받았다.
이 대학생은 가족들의 뜻대로 장기를 기증, 주위에 새생명을 주고 떠나 생명나눔의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건양대병원은 지난 14일 저녁과 15일 오전 두차례에 걸쳐 뇌사판정위원회를 열고 의식불명 상태에 있는 문 모 (26) 씨에 대해 뇌사 판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문 씨는 지난 9일 충북 청주시 헌혈의 집 충북대센터에서 400㎖를 헌혈한 뒤 기념품을 받는 과정에서 혈관미주신경 반응을 보이며 갑자기 쓰러졌다.
그는 이 과정에서 머리를 다쳐 2차 손상을 입으며 의식불명에 빠졌고, 충북대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으나 사실상 뇌사상태에 빠졌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에 대해 문 씨의 가족들은 뇌사 확정 판정이 나면 문 씨의 장기를 기증하기로 했다.
뇌사판정위원회는 이날 문 씨의 뇌사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뇌간반사 검사 등을 실시했으며 이에 반응을 보이지 않아 만장일치로 뇌사 판단을 내렸다.
문 씨는 가족들의 뜻대로 15일 오후 주요 장기에 대한 적출을 시작해 좌우 신장은 각각 건양대병원과 충북대병원, 간은 을지대학병원으로 이송했다.
또 문 씨의 각막도 필요한 사람에게 이식될 예정이며, 장기뿐만 아니라 피부와 뼈, 인체조직등도 함께 기증된다.
대한적십자사 김용현 사무총장은 이날 헌혈의 집 충북대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뇌사판정을 받더라도 가족들이 장기기증까지 생각하기는 쉽지 않은데, 대단한 결정"이라며 "늘 베푸는 삶을 사는 분들이라고 들었는데, 가족의 바람대로 소중한 생명이 이어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는 문 씨가 다른 사람을 위해 헌혈한 뒤 사고를 당했고, 뇌사판정 이후 그 가족이 장기기증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문씨를 의사자로 지정해 줄 것을 보건복지부에 신청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