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 1,394통' 애절한 눈물의 편지
'어머니 아버지 딸 아들 연인 친구' 가슴에 묻기 쉽지 않았지만…
2010-06-16 김형중 기자
‘걱정 말고, 서운해말고, 지금 나 자기가 잘 되도록, 조금만이라도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줘... 나 우리 신랑이 꼭 도와줄 거라 믿어’공설 봉안당‘영혼우체국’에 올라온 먼저 간 남편의 그리움을 담은 애절한 사연이다.대전시 시설관리공단 공설 봉안당에 마련된 ‘영혼우체국’에는 이렇게 그리운 사람들에게 보내는 추모의 글과 애절한 사연이 수북이 쌓여있다.지난 2001년 3월 처음 시작한 영혼우체국에는 현재까지 총 2만1394통의 가슴 아픈 사연이 접수돼 새로운 추모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이 사연과 편지들은 봉안당을 방문한 유족들이 편지를 남기거나 사이버영락원에 접속해 고인에 대한 사연, 추모의 글을 적어 접수한 것이다.이 같이 우체국에 접수된 사연은 수신자는 다르지만 하나같이 안타깝고 슬픈 내용들이다.생일 20일전에 큰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사연, 갑작스럽게 돌아가신 아버지의 빈자리에 가슴 아파하는 아들의 사연, 생전 병마와 싸우다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안부를 묻는 손녀딸의 사연, 돈이 없어 아무것도 해 보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간 친구에게 미안함을 호소하는 친구의 사연, 고생만하다 홀연히 떠나버린 아내에게 미워하지 말아달라는 남편의 사연 등 고인에 대한 그리움과 사연이 애절하다.이중 어린 딸을 잃어버린 아버지가 부모로서 잘해주지 못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가슴이 타다 못해 재만 남았다는 편지가 있어 관계자들을 숙연하게 만들었다.접수된 편지를 읽고 있노라면 눈가가 촉촉해지며 살아있는 가족의 소중함과 감사함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공단은 영혼우체국에 접수된 편지와 사연들을 책으로 묶어 ‘추모의 편지’라는 책자를 발간한다.다섯 번째 발간되는 이번 ‘추모의 편지’에는 지난 2008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접수된 사연 중 슬프고 아름다운 감동이야기 약 200편을 엄선했다. 이번에 발간된 책자는 유족과 관내 학교, 관공서, 유관기관 등에 배포 될 예정이다.